[황현희의 눈] 리얼 예능의 폐해… 제작진은 책임없나

 

연예계 대표 커플로 불리다가 한순간에 앙숙으로 돌아서버린 커플의 폭로전으로 연일 연예면 기삿거리가 쏟아지고 있다.

 

남편이라는 그가 한 이야기는 “부부 관계라는 개인적인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고, 불필요한 공방 대신 법정에서 진실을 말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이 상황이 종료된 이후에 직접 심경을 밝힐 예정”이라며 “부인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 법적 증거를 통해 법원의 판단을 받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과연 그들은 무엇 때문에 관심을 받았어야 했고 처음부터 이 문제가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 생각해 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 방송을 통해 그들의 행복한 결혼생활이 시작됐고 러블리한 일상이 공개가 됐다. 남부럽지 않은 둘의 생활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며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심지어 ‘안구 커플’이라는 닉네임까지 만들어 줬다.

 

결과는 어떠한가? 시청자들이 그들로 인해서 소모해 버린 감정은 어디에서 보상받아야 할까. 서로의 감정 탓에 엉켜버린 관계로 이해하려 했으나 방송이나 기사에서 나오는 전파에 소모당해 버린 사람들은 과연 무엇으로 위로받아야 할까. 방송으로 그것을 만들어 버리고 대중에게 소비시켜 버린 이들의 책임은 없을까.

 

이제는 예능에서 리얼 카메라의 모습에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 주는 감정 이입보다는 그저 잘 짜인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이 해야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점이 든다.

 

누구나 만나고 헤어진다. 하지만 그들의 만남에 집중하게 유도하고 헤어짐에 아무런 관심도 없을 상황을 초래한 방송국을 탓하고 싶다. 그런 이미지를 이끌어내고 대중들의 관심을 모아줬으면 어느 정도의 책임을 가졌으면 한다.

 

입 싹 닫고 있는 방송국. 그리고 그것을 만든 프로그램과 PD. 또 빼 먹을 만큼 빼먹고 아무 말 하고 있지 않는 방송국. 세상 아무렇지도 않을 커플로 포장해놓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그들은 무슨 책임을 지려하는가.

 

그리고 묻고 싶다. “왜 당신들은 그런 방송을 제작해서 책임도 지지 못할 그런 일들을 만드셨나요?” 또 리얼 카메라라는 명분으로 시청률을 높이려 하는 제작진들에게 한 마디 던진다. “이젠 재미도 없고 진실성도 없는 방송을 찍어 내고 있는 당신들의 생활은 리얼인가요?”

 

개그맨 황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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