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비하인드] “쉬고 싶지 않아요” LG 정우영, 임찬규에게 상담 받은 사연

LG 정우영

[스포츠월드=잠실 최원영 기자] LG 정우영(20)이 돌아왔다. 같은 팀 선배 임찬규(27)가 덩달아 함박웃음을 지었다.

 

정우영은 올해 2차 2라운드 15순위로 LG에 입단한 신인이다. 전반기 필승조 한 축으로 총 42경기 52이닝서 4승4패 10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2로 맹활약해 이름을 떨쳤다.

 

그런데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달 18일 SK전에서 투구 도중 오른쪽 어깨에 이상을 느꼈다. 올스타전에서도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이튿날 자고 일어나니 통증이 더 심해졌다. 훈련을 강행하려 했으나 계속 좋지 않았다. 정우영은 투수 선배 임찬규에게 이 사실을 털어놨다.

 

임찬규는 “우영이에게 아픈 걸 참고 던지면 10일만 쉬어도 되는 걸 한 달 동안 쉬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코치님께 솔직히 말씀 드리고 재활하고 오는 게 낫다고 말해줬다”고 떠올렸다. 이어 “나도 많이 아파봤고, 참아도 봤다. 하지만 아무리 잘 던져도 몸이 망가지면 끝이다. 선수는 아파선 안 된다”며 “물론 우영이 마음도 이해가 간다. 만약 내가 우영이었다면, 나라도 아픈 걸 숨기고 던지고 싶었을 것이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LG 임찬규

 

결국 정우영은 지난달 26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그는 “신인왕과 국가대표에 대한 욕심 때문에 2군에 가는 것도, 오래 쉬는 것도 싫었다. 트레이닝 코치님께 재활 기간을 줄여달라고 말씀드렸을 정도”라고 회상했다. 그는 “2군에 내려갔을 때 너무 힘들었다. ‘내가 왜 여기 있지?’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몸 관리를 못 한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계속 참고 뛰었다면 가을야구도 못하고 그대로 시즌 아웃됐을 것이다. 좋은 타이밍에 잘 쉬었다”며 “차라리 일찍 말했으면 열흘만 쉬었을 텐데 후회됐다”고 덧붙였다.

 

2군에서는 통증을 잡고 부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데 신경 썼다. 퓨처스리그 실전 등판을 마치고 20일 콜업돼 잠실 KIA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25일 만이었다. 정우영은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투심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시속 148㎞로 시즌 최고치에 달했다. 이를 지켜본 임찬규는 “확실히 쉬고 돌아오니 몸이 좋아 보인다. 공도 더 좋아졌다. 건강하게 잘 던지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 좋다”며 미소 지었다.

 

정우영은 “이제는 개인적인 욕심을 버리고 마음도 다 비웠다. 다만 평균자책점을 2점대로 낮추고 싶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신경 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상대 타자들이 내 투구 패턴을 파악했다는 걸 안다. 투심 패스트볼을 노리는 게 보이더라”며 “예전엔 그걸 역으로 이용해 삼진을 잡으려다 안타를 맞았다. 이제는 시즌 초처럼 단순히, 바로 승부하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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