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말모이’부터 ‘봉오동 전투’까지… 유해진의 빛나는 필모그래피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배우 유해진의 ‘2019 필모그래피’는 유난히 특별하다. 

 

올해 1월 개봉한 영화 ‘말모이’(엄유나 감독)에서는 까막눈인데도 우리말 사전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평범한 인물을 연기했고, 최근 개봉한 영화 ‘봉오동 전투’(원신연 감독)에서는 피땀 흘려 싸우는 독립군 투사로 변신했다. 두 캐릭터 모두 일제의 핍박 속에서 항일 운동을 하는 인물. 올해는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 그의 필모그래피는 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었다.

 

시의적절한 영화들이지만, 유해진은 특별한 ‘의도’가 아닌 ‘끌림’에 의해 작품에 출연했다고 털어놨다. 시나리오와 캐릭터에 반해 출연을 결정한 작품이 ‘말모이’와 ‘봉오동 전투’이고, 운좋게도 올해 개봉한 것. 한국인으로서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은 충분히 자랑스럽지만, 유해진은 “내가 감히 그분들의 삶을 대변해도 되나 싶었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그의 진정성이 가득 담겼기 때문일까. 그가 출연한 ‘말모이’와 ‘봉오동 전투’는 극장가에서 의미있는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봉오동 전투’에서는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죽음은 새털처럼 가볍다’는 문구가 새겨진 항일대도를 지니고 다니는 황해철을 연기했다. 항일투쟁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봉오동 한가운데서 노련한 완급 조절의 연기로 극의 중심을 꽉 잡았다. 실 없는 농담을 하다가도 일본군과의 전투가 시작되면 매서운 눈빛으로 항일대도를 거침없이 휘두르는 황해철은 유해진의 섬세한 표현력을 만나 입체적으로 완성됐다. 1920년 6월, 그 누구보다 뜨거운 삶을 살았던 독립군 황해철의 희로애락을 진정성 있게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유해진은 “출연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좋은 작품이지만, 전투신이 많아 육체적으로 이겨낼 수 있을까 걱정이 컸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런데도 작품 출연을 결정한 건 민초들이 주인공인 영화였기 때문. 앞서 출연한 ‘말모이’도 그랬고, ‘봉오동 전투’도 평범한 사람들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 똘똘 뭉치는 이야기란 점에서 강한 끌림이 느껴졌다고 했다.

 

 

물론 부담도 컸다. 매 작품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는 ‘믿고 보는’ 유해진이지만, 혹여나 잘못 연기하면 어떡하나 조심스러웠다고. 유해진은 “‘내가 그분들을 연기해도 되나’라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했다. 나라를 위해 피땀 흘려 싸운 훌륭한 분들의 노고를 제대로 연기하지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이 컸다”면서 “다른 한편으론 그런 분들을 연기할 수 있어 감사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분들께 해가 되지 않도록 연기해야겠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을 갖고 작품에 임했다”고 말했다. 

 

유해진은 영화를 통해 ‘봉오동 전투’를 더 많이 알게 됐다고 했다. 유해진은 “독립군이 승리한 첫 전투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승리하기까지의 과정은 영화를 통해 자세히 알게 됐다”면서 “수많은 독립군의 희생이 있었기에 승리할 수 있었던 전투다. 한두 명의 위대한 영웅보다 수많은 독립군의 희생을 다룬 이야기란 점이 인상깊었다”고 했다. 이어 “‘봉오동 전투’는 마치 큰 바위 같고 단단한 돌멩이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러모로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 같았고, 관객들에게도 그 의미가 전달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유해진은 자신이 연기한 황해철이란 인물에 대해 “많이 가공되지 않은, 사실적인 인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 항일대도 액션 역시 생존과 독립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과하거나 화려하지 않게 사실적으로 보였으면 했다”면서 “항일대도를 사용한 쾌도난마 액션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황해철의 강함이 잘 표현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소회했다. 또 “숫자로만 남은 독립군들의 희생을 그린 영화다. 의미 있는 작품인 만큼 그분들의 희생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며 “무더운 여름을 날릴 수 있는 시원한 영화다. 통쾌하게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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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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