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정종선 파문’… 협회, 기다리지 말고 움직여야 한다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정종선 파문’에 한국축구계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우선 직무 정지 처분을 결정했다. 이제부터 협회는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학교 축구의 병폐에 대해 다시 고민해야 한다.

 

정종선(53)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 회장이 학부모 자금이 대부분인 축구부 운영비를 횡령하고, 학부모까지 성폭행한 의혹을 받으며 파문이 일어났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2일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이하 공정위)를 열고 정종선 회장에게 직무정지 징계를 내렸다. 공정위는 “고등연맹회장으로서 언남고를 포함한 고등학교들에 대한 지휘 및 감독 권한을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처분은 최종 징계를 결정하기에 앞서 임시 조치이다. 정종선 회장은 법무법인 에이원(변호사 조호경)을 통해 “운영비를 착복하거나 성폭행 범죄를 저질렀다면 응당 구속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범죄 혐의는 경찰 및 검찰 수사를 통해 규명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직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법률적인 근거에 의한 징계를 내릴 수 없다. 이에 공정위는 “피해자들에 대한 일체의 직간접적인 접촉 및 접촉 시도 행위를 금하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종선 파문’은 일단 법의 판단이 내려진 이후에 마무리할 수 있다. 그렇다고 판단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넋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움직여야 한다. 우선 협회는 이와 같은 사례가 또 있는지 파악에 나서야 한다. 협회 자체적으로 할 수 없다면 시도축구협회, 교육청과 연계해 횡령 또는 갑질과 같은 형태의 사안이 또 있는지 전수 조사를 해야 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대대적인 조사는 불가능하다. 시간과 인력, 구조적 제한이 있다. 하지만 공지를 돌려 제보를 받는다든지, 기간을 설정해 자진 신고를 하도록 권유하는 등의 캠페인을 펼치는 것도 방법이다.

 

또 하나, 고민해야 한다. 한국의 학교 스포츠는 대부분 학부모 자금으로 운영한다. 30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똑같았다. 세대가 바뀌고, 강산이 변해도 이 운영 구조는 그대로이다. 과거에는 암묵적으로 넘어갔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이 구조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협회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

 

현장에서는 ‘정종선 파문’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고 한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한다. 다 알고 있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것은 ‘방치’와 다름없다. 고민하고 움직여야 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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