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은 日서 했는데 왜 사과는 DHC코리아만 하나?”… 논란 확산

잇단 ‘혐한(嫌韓)’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일본 화장품 기업 DHC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불매운동과 판매중단이 확산하자 한국지사인 DHC코리아가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되려 “왜 한국지사가 사과를 하느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DHC 측이 한국지사의 사과문과 정면 배치되는 입장까지 내놓으면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일본 자민당의 아오야마 시게하루 의원이 지난 12일 유튜브 방송 DHC테레비에서 역사왜곡 발언을 내뱉고 있다. YTN 캡쳐

◆DHC테레비, 사과는 안 하고 ‘적반하장’ 태도

 

14일 인터넷 뉴스 기사 댓글란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살펴보면 전날 DHC코리아가 발표한 사과문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DHC코리아는 김무전 대표 명의로 낸 사과문에서 “DHC테레비(텔레비전) 출연진의 모든 발언에 동의하지 않지만 관련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점은 깊이 사죄한다”며 “DHC테레비와는 반대의 입장으로 이 문제에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DHC코리아는 대표를 포함해 임직원 모두가 한국인”이라며 “한국과 한국인을 비하하는 방송을 중단해 줄 것을 지속해서 요청하겠다”고 전했다.

 

DHC코리아가 지난 13일 김무전 대표 명의로 낸 사과문. 이를 두고 “왜 사과를 한국지사가 하느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관련 기사 댓글들에는 “DHC코리아가 사과한 것이지 정작 문제를 일으킨 일본인(출연자)들은 전혀 사과하지 않았다”거나 “요청만 할 게 아니라 본사 차원에서 정중히 사과하고 막말을 중단하도록 조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이 많다. “앞으로도 DHC 제품을 사지 않겠다”거나 “그냥 한국에서 철수하라”는 글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DHC 측은 “(한국에 관한 DHC테레비의 방송 내용은) 사실에 근거한 정당한 비평”이라며 “자유로운 언론의 범위 안에 든다”는 입장을 내놔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DHC테레비는 이날 야마다 아키라 대표이사 명의로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에서 “한국 언론은 프로그램 내용이 어디가 어떻게 혐한적이라는 건지 구체적인 사실로 지적해 줬으면 좋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DHC 불매운동에 대해 “DHC코리아가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는 DHC테레비 프로그램의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며 “언론 봉쇄”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지난 13일부터 DHC 판매 중단에 돌입한 국내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롭스 홈페이지에서 DHC 제품이 검색되지 않고 있다.

◆막말 릴레이에 격분한 소비자들·업계선 퇴출

 

앞서 유튜브 방송 DHC테레비의 시사 프로그램 ‘도라노몬 뉴스’는 지난 11일 방송에서 “한국은 원래 바로 뜨거워지고 바로 식는 나라”는 한 극우 성향 출연자의 발언으로 지탄을 받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일본군 위안부를 형상화한 ‘평화의 소녀상’을 두고 “예술성이 없다”거나 “조센징” 같은 혐오·비하 발언도 등장했다. 다음날에는 일본 자민당의 한 의원이 나와 “한국이 1951년부터 독도를 멋대로 자기네 것으로 해버렸다”고 주장해 성난 여론에 기름을 끼얹었다. 지난 13일엔 “한국인은 하는 짓이 어린애 같다”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조롱하는 방송도 했다.

 

이처럼 연일 혐한 발언을 쏟아내는 DHC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DHC 화장품 판매처들도 판매 중단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올리브영과 랄라블라, 롭스, 부츠 등 국내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들이 DHC 제품 판매와 발주 중단에 나섰고,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닷컴과 쿠팡, SSG닷컴도 가세했다. DHC 모델로 활동했던 배우 정유미는 초상권 사용 철회와 모델 활동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날 DHC 측이 적반하장식 태도로 나오면서 향후 불매운동이 더 확산하고, 판매중단 사례도 속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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