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정치와 예술은 별개인데… 쥬리·미유 ‘엇갈린 행보’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정치는 정치, 예술은 예술이다.”

 

최근 한일 관계가 경색되면서 대중문화계에도 여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한국에서 활동을 앞둔 일본 출신 연예인을 두고 여러 시각이 공존하고 있는 것. 대표적인 예로 걸그룹 로켓펀치로 데뷔한 타카하시 쥬리, ‘월간 윤종신’ 7월호로 데뷔 예정이었던 타케우치 미유가 있다. 두 사람 모두 일본 국민그룹 AKB48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제2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행을 선택했지만, 엇갈린 행보를 걷고 있다.

 

◆뜨거운 응원 속 데뷔한 타카하시 쥬리

 

엠넷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듀스48’에서 얼굴을 알린 타카하시 쥬리. 그룹 AKB48을 졸업하고 한국의 울림엔터테인먼트(이하 울림)와 전속계약을 체결, 지난 7일 신인 걸그룹 로켓펀치로 데뷔했다. ABK48 팀B의 캡틴을 맡았고, 차기 총감독 후보로도 거론됐던 터라 타카하시 쥬리의 한국 재데뷔는 양국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과도 같았다. 

 

타카하시 쥬리는 일본에서 진행한 생탄제(생일 기념 이벤트)에서 AKB48 졸업을 발표하며 재데뷔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에는 더 빛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AKB48 졸업과 울림과의 전속계약을 결정했다”며 “한국, 일본 동시 활동도 고민했지만, 고심 끝에 한국 활동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새로운 한국 활동을 기대해달라”고 했다.

 

한국으로 온 타카하시 쥬리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고, 걸그룹 로켓펀치로 성공적인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다만 쇼케이스가 열린 7일은 일본이 한국을 수출 우대 심사국인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 관리령 개정안을 공포한 날이었다. 한일 갈등이 최고조를 이룬 날이기에 쇼케이스 도중 날선 질문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새로운 도전이 하고 싶어서 한국에 왔다”는 그의 진심은 부정할 수 없었다.

 

대중도 타카하시 쥬리의 진정성을 받아들이고, 그의 꿈을 응원하고 있는 상황. 울림 측은 “데뷔 꿈을 향해 쉼 없이 달려온 타카하시 쥬리다. 데뷔 시기를 두고 고민이 많았지만, 우리는 타카하시 쥬리의 꿈을 응원하기로 했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아베 때문에?”… 데뷔 좌절된 타케우치 미유

 

‘프로듀스48’에서 탁월한 가창력과 남다른 자작곡 실력으로 주목받은 타케우치 미유. 최종 17위를 차지한 타케우치 미유는 윤종신이 수장으로 있는 미스틱스토리(이하 미스틱)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한국 데뷔를 준비했다.

 

앞서 다케우치 미유는 개인 방송을 통해 AKB48 졸업을 발표하며 “한국이라는 실력 사회에서 새로운 시작에 도전해 본 것은 지금까지 활동 속에서 정말 두근거리는 기회였다”며 “모든 것이 감사한 지금, AKB48을 졸업해 새로운 길을 혼자 걸어가고 싶다. 후회는 없다. 졸업 이후에는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싶고, 세계적으로 활약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올해 1월부터 미스틱에 몸을 담은 타케우치 미유는 윤종신의 월간 프로젝트 ‘월간윤종신 7월호’를 통해 데뷔할 계획이었다. 윤종신도 “진심을 갖고 성실히 연습생으로 노력하는 (미유의) 자세와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한일 관계가 경색되자 윤종신은 이를 의식한 듯 타케우치 미유의 데뷔를 ‘잠정 보류’했다. 심지어 윤종신은 다케우치 미유와 아무 상관없는 아베를 언급하기도 했다. 윤종신은 “7월 발매일을 잡아놓은 와중에 일본 아베 정부와 우익의 망언이 나오기 시작해 사태가 악화됐고, 많은 고민 끝에 이 노래의 출시를 연기하게 됐다”며 “너무도 애쓰고 노력했던 미유와 그 곡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대중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민감한 시기는 피해야 하는 게 최선”, “좋은 시기에 데뷔하면 된다” 등 윤종신의 결정을 지지하는 한편, “굳이 정치와 예술을 한틀에서 봐야 하나”, “이럴 거면 미유를 왜 받아들였나” 등 반대 의견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가요계 관계자는 “AKB48 출신 타카하시 쥬리와 다케우치 미유가 서로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누가 옳다고 할 수 없으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정치와 예술은 별개’라는 것”이라며 “이들의 순수한 꿈을 정치와 연관 짓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와 다름없다. 정치와 예술은 엄연히 분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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