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현장] 논란의 '골목식당', 이대 백반집 직접 가보니…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이 연일 화제다. 여름특집으로 기획된 역대골목 긴급점검 중 이대 백반집의 근황 때문이다.

 

이대 백반집은 지난 2018년 1월 ‘골목식당’ 1회에 방송된 곳. 당시 비위생적인 주방과 형편없는 맛이 문제가 됐고, 백종원의 솔루션 이후 환골탈태한 모습이 시청자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안겼다. 빚에 허덕이던 이대 백반집 부부는 방송 이후 몰려드는 손님으로 활기를 되찾았고, 가게도 큰길가로 이전하면서 소위 말하는 ‘꽃길’을 걷게 됐다. 그야말로 ‘골목식당’ 덕분에 기사회생한 셈. 이들 부부에게 ‘골목식당’은 고마운 프로그램이지만, 백종원과 시청자에게도 지금의 ‘골목식당’을 있게 해준 존재이기에 의미가 남달랐다. 그래서인지 역대골목 긴급점검에서 포방터시장 홍탁집과 함께 가장 근황이 궁금한 곳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그런데 1년 반이 지난 후 다시 찾은 이대 백반집의 근황은 충격 그 자체였다. 백종원의 솔루션은 무용지물이 됐고, 맛은 물론 위생도 원상복귀됐다. ‘골목식당’의 스타트를 끊은 식당이자 백종원의 애정이 묻어난 곳이기에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특히 7월 31일과 8월 7일 방송분을 통해 공개된 이대 백반집 부부는 도리어 백종원을 탓하고, 솔루션을 받지 않은 부분까지 백종원을 언급하며 거짓말을 일삼는 모습으로 뭇매를 맞았다. 결국 백종원과 이대 백반집 부부는 3자 대면을 했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다시 초심을 되찾는 듯했다.

 

악어의 눈물이었던 걸까. 한 유튜버를 통해 소개된 이대 백반집의 입장은 방송과는 전혀 달랐다. “달라지겠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이대 백반집은 ‘골목식당’과 백종원을 상대로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는 근황을 전해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세간의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이대 백반집 부부는 “점원이 얘기한 말일뿐, 그럴 생각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도대체 무엇이 진실일까. 기습점검 이후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직접 찾아가 봤다. 

 

 

기습점검 이후 이대 백반집과의 전화 통화는 쉽지 않았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고, 백반집 측은 전화회선 2개 중 1개를 폐쇄시켰다. 남은 1개 회선으로 통화가 가능했지만 수차례 시도한 끝에 겨우 됐다. 방송 이후 대중의 날선 반응을 의식했는지 가게 분위기는 사뭇 차분했다. 다만 사진, 동영상 촬영에 대해선 민감해하는 모습이 역력했고 ‘골목식당’과 관련된 질문을 하면 유독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였다.

 

방송에서 문제가 됐던 순두부찌개와 제육볶음은 어느 정도 맛을 되찾았다. 입맛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겠지만, 음식을 남길 정도로 맛이 형편없지는 않았다. 조리방식도 백종원의 솔루션대로 즉석으로 조리했다. 냉장고를 열 때 살짝 들여다보니 다행히도 미리 준비해둔 뚝배기가 보이지 않았다. 이대 백반집을 찾은 다른 테이블의 손님들도 맛에는 크게 불만이 없어 보였다. 다만 인증샷을 찍을 때마다 조심스러워하는 백반집 부부의 얼굴이 유독 돋보였다.

 

이대 백반집에서 식사를 한 손님들의 반응도 들어봤다. 취재 당일 이대 백반집을 찾은 A씨는 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방송 이후 솔루션을 받았는지 맛이 없는 건 아니다. 다만 방송에서 본 것들이 있어 찝찝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고 했다. 평소 이대 백반집에서 자주 식사를 했다고 밝힌 B씨는 “순두부와 제육볶음이 맛이 있어봤자 얼마나 있겠나. 한 끼 대충 때우려고 먹는 음식인데, 솔루션을 받았다고 해서 맛이 엄청나게 달라진 건 아니다. 다만 방송을 통해 접한 모습에는 반감이 생겼다”고 말하기도 했다.

 

백종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이곳저곳에 붙여놓은 이대 백반집 부부의 이중적인 태도를 지적하는 손님도 있었다. 실제로 건물 입구부터 가게에 들어서기까지 ‘골목식당’이란 문구는 발견할 수 없었고, 오로지 백종원과의 인증샷만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마치 ‘골목식당’은 지워버리고 백종원과의 친분만 내세우고 싶은 것처럼 보였다.

 

이대 백반집 앞 간판을 접한 C씨는 “이대 백반집 부부는 백종원을 끝까지 이용만 하는 느낌이다. 뒤에서는 험담을 하고, 앞에서는 인증샷을 대놓고 보이는 게 너무 뻔뻔하다. 논란이 됐으면 사진을 어느 정도 치울만 한데, 너무 양심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대에 재학 중인 학생 D씨는 “‘골목식당’ 프로그램명은 없고 백종원 사진만 있는 건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 거리를 지나갈 때마다 보는데, 볼수록 기가 찬다”고 분노했다.

 

한편, 이대 백반집 측은 스포츠월드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거절, 일련의 논란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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