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희의 눈] 복날의 유래

 

입추(立秋)가 지났지만 더위의 마지막 관문이라는 말복을 맞았다. 가을의 문턱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날씨는 연일 최고 온도를 경신하고 있고, 그런 우리를 비웃으며 ‘아직 말복이 안 왔잖아‘라고 외치는 듯하다.

 

오늘은 그래서 복날의 유래에 대해 알아볼까 한다. 단순히 ‘보양식을 먹는 날’이라고 알려진 복날은 초복, 중복, 말복 등 삼복으로 나뉘고, 일어나고자 하는 음기가 양기에 눌려 엎드려 있는 날이라는 뜻이다. 복(伏)은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 있는 형상으로 가을의 기온이 내려오다가 여름철의 더운 기운이 강렬해 일어서지 못하고 복종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삼복은 중국 진나라 때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1년 중 무더위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시기라서 ‘삼복더위’라는 말이 생겼다. 더위를 이기고자 보신용 개장국과 삼계탕을 즐겨 먹었고,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 걸리지 않게 한다고 해서 팥죽이나 수박, 참외 등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 번의 복날은 10일 간격으로 돌아온다. 하지로부터 셋째 경일을 초복, 넷째 경일을 중복, 입추 후 첫째 경일을 말복이라 칭한다. 이 무더위에 왜 입추가 껴있는지 의아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날짜 계산법이 달라서다.

 

입추는 24절기 중 열세 번째 절기에 속한다. 태양 황도(黃道)상의 위치로 정한 24절기는 양력 기준으로 날짜가 미리 정해져 있다. 입추는 대서(大暑)와 처서(處暑) 사이에 들어 있고,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절기다. 이날부터 입동 전까지를 가을이라고 한다.

 

이에 비해 말복은 음력 기준 6~7월 사이에 정해진다. 하지 후 세 번째 경일(육십갑자 중에서 경자가 들어가는 날)인 초복을 기준으로 두 번의 경일이 지난 후다. 경일은 10일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초복 후 20일이 지나면 말복이다. 통상 말복은 입추 후 첫 번째 경일을 가리키지만, 초복이 빨리 오는 경우엔 입추와 말복이 겹칠 수도 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무더운 복날이 되면 열로 더위를 다스리는 이열치열(以熱治熱)의 지혜로 건강을 챙겼다. 이열치열에는 신체와 관련된 과학적인 요소가 있다. 여름철에는 인체 내 외부 간 온도 차이가 심해진다. 우리 몸은 여름철 더위에 체온 균형을 맞추기 위해 배 속 온도를 계속 낮춘다. 그래서 여름철 더위를 식히려고 찬 음식만 자주 먹으면 도리어 쉽게 탈이 나기도 하는 것이다.

 

반면 뜨거운 음식을 섭취하면 땀이 나와 피부 온도가 떨어지고 배 속 온도는 올라 체온 균형이 맞춰진다. 그렇기에 우리 조상들은 인삼·은행·닭·대추 등 뜨거운 성질로 구성된 삼계탕 같은 보양식으로 지혜롭게 건강을 챙겼다.

 

가는 시간을 잡을 수 없다 했던가? 가을이여 어서 오라고 외치지 않아도 오게 될 터. 이제는 떠나는 여름을 아쉬워할 날이 멀지 않았다. 남은 여름을 즐기시길 바란다.

 

개그맨 황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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