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의 독한 S다이어리] 빅클럽 내한, 또 추진?… ‘돈벌이’용이면 오지 마세요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유벤투스는 왜 한국에 왔을까.’

 

‘호날두 노쇼(No-Show) 참사’가 터졌다. 이탈리아 클럽 유벤투스 소속으로 내한한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가 사인회 불참과 팀 K리그와의 경기 결장으로 거대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이번 사건을 논하기 전에, 한 가지 원론적인 궁금증이 있다. 도대체 왜 유벤투스는 한국에 왔을까.

 

유벤투스는 아시아 투어 마지막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결과적으로 유벤투스가 한국에 머문 시간은 딱 12시간이었다. 팀 K리그와의 친선전 당일이었던 26일 오후 2시45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리고 27일 새벽 2시50분경 전세기로 출국해 이탈리아로 돌아갔다. 주최 측 더 페스타는 “애초 유벤투스 측에 26일~28일 2박3일 일정을 제안했다. 하지만 유벤투스 측에서 26일 당일 입국해 다음 날 새벽에 떠나겠다고 설득했다”고 밝혔다.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없다. 투어의 기본 행사인 사인회와 친선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일정인데, 이는 하루 만에 절대 진행할 수가 없다. 더욱이 유벤투스는 앞서 싱가포르와 중국에서 프리시즌 컵대회 경기를 치르고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았다. 애초에 불가능한 일정이었다.

 

그렇다고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았다. 지각의 연속이었다. 경기 시간에 지각하는 일은 전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일이다. 내한 일정을 유벤투스가 조율했기 때문에 지각은 전적으로 유벤투스의 책임이다. 사인회에도 10분이 전부였다. 경기 후에도 서둘러 한국을 떠났다.

 

이를 토대로 결론을 내리면 유벤투스는 애초에 한국 축구팬과 소통할 계획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그저 ‘돈’ 때문에 찾았다. 유벤투스는 이번 내한으로 약 30억원의 초청료를 챙겼다. 12시간 머무는 데 30억원이면 로또 당첨 수준이다. 30억원 ‘먹튀(먹고 튀었다는 뜻의 조어)’ 수준이다.

유벤투스는 명문 클럽에 슈퍼스타를 보유했다는 이유는 한국 축구팬을 조롱했다. 최악의 전례를 남겼다. 유럽 빅클럽이 타국을 찾는 이유는 팬과의 소통을 통한 구단 홍보, 그리고 수익 사업이 목적이다. 그리고 팬은 슈퍼스타와의 만남을 통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 이처럼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야 한다. 클럽의 이익만 챙기고 돌아가는 일에 한국 축구팬이 들러리가 돼선 안된다.

 

이번 유벤투스 내한으로 한국 축구 시장이 작지 않다는 점은 분명히 확인했다. 입장권 수익만 60억원에 이른다. 이에 손흥민이 활약하고 있는 토트넘을 시작으로 리버풀 등 대형 스폰서를 통해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내한을 추진한다는 소문이 축구계에 확 퍼졌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 축구팬은 해외 명문 구단의 돈벌이용 ‘호구’가 아니다. 이번 유벤투스 논란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 그리고 다신 이와 같은 논란이 일어나는 일이 없어야 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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