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분석] '얼굴 천재' 차은우 VS '연기 천재' 옹성우… 희비 엇갈린 연기돌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아이돌 출신 배우, 이른바 연기돌의 안방극장 러시가 계속되고 있다. 보이그룹 아스트로의 차은우는 MBC 수목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으로, 워너원 출신 옹성우는 JTBC 월화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으로 노래가 아닌 연기에 도전장을 던졌다. 장르도, 캐릭터도 다른 차은우와 옹성우는 과연 어떤 연기를 펼쳤을까. 또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차은우의 첫 사극… 비주얼은 ‘호’, 연기력은 ‘불호’

 

차은우는 연예계 대표 ‘얼굴 천재’로 통한다. 웬만한 여자 연예인보다 예쁜 미모를 자랑하는 차은우는 아스트로를 통해 가수로 먼저 데뷔했다. 이후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으로 연기에 도전했고,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으며 첫 주연 신고식을 마쳤다. 남자 주인공으로서 손색없는 비주얼을 갖췄기에 수많은 러브콜이 쏟아졌고, 차은우는 차기작으로 퓨전 사극인 ‘신입사관 구해령’을 골랐다.

 

이달 17일 첫 방송된 ‘신입사관 구해령’은 조선의 첫 문제적 여자 사관 구해령(신세경)과 반전 모태솔로 왕자 이림(차은우)의 이야기를 그린 퓨전 사극. 차은우는 궁궐 내 고독한 왕자이면서 인기 절정의 연애 소설가로 이중생활 중인 이림 역을 맡았다. 포스터를 통해 공개된 수려한 한복 비주얼이 시청자들의 기대를 키웠다.

 

물론 우려도 컸다. 첫 주연 신고식은 어떻게든 치러냈지만, 두 번째 작품에서는 연기에 대한 혹독한 평가를 피할 수 없기에 ‘얼굴로 연기한다’는 오명을 정면돌파하는 게 관건이었다. 차은우도 제작발표회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을 만큼 연기로 평가받겠다는 의지가 굳건했다. 

 

책임감이 과했던 걸까. 첫 방송 이후 차은우는 소위 말하는 ‘오버 연기’로 혹평을 받아야만 했다. 대사와 얼굴이 따로 노는 연기, 사극 세트장에서 현대극 연기를 펼치는 이질감 짙은 연기가 몰입도를 심하게 방해했다. 하면 할수록 ‘연기 구멍’은 점점 커져갔고, 부정확한 발음은 한글 자막이 필요할 정도였다. 무엇보다 한껏 과장된 얼굴 연기는 옥에 티와도 같았다. 절제해야 할 때는 절제하지 못하고, 조금은 과장해야 할 부분에서는 그 선을 넘어 혹평을 자처하고 있다. 

 

 

◆맞춤옷 입은 옹성우… ‘연기 천재’의 탄생

 

워너원 출신 옹성우는 본업인 연기로 돌아왔다. 옹성우는 소속사 판타지오에서 가수가 아닌 배우를 오랜 시간 준비해온 사례다. 그러던 중 기회가 닿아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2에 출연해 워너원으로 데뷔했고, 2년간 활동한 뒤 소속사로 복귀해 연기 준비에 몰두했다. ‘옹비드’로 불리며 조각 같은 비주얼을 자랑하는 옹성우에게 출연 제의가 봇물처럼 쏟아졌고, 고심 끝에 ‘열여덟의 순간’을 데뷔작으로 선택했다.

 

22일 첫 방송된 ‘열여덟의 순간’은 위태롭고 미숙한 ‘Pre-청춘’들의 세상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는 감성 청춘물이다. 사소한 일에도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열여덟, 누구에게나 스쳐 지나갔을 법한 순간을 리얼하고 깊숙하게 담아내며 풋풋한 감성과 진한 공감을 선사한다. 옹성우는 외로움이 일상이지만 누구보다 단단한 소년 최준우 역이다. 늘 혼자였기에 감정 표현에는 서툴지만,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반전 매력을 지닌 인물이기도 하다.

 

베일 벗은 옹성우의 연기는 합격 그 이상이었다. 안정된 연기력에 싱크로율 높은 캐릭터 소화력으로 안방극장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방송을 보는 내내 옹성우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최준우 그 자체가 됐다. 마치 최준우의 삶을 살아본 것처럼 표정도, 몸짓과 손짓도, 심지어 눈빛마저도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대사 톤도 적절했고, 발음 역시 정확했다. 교복을 입은 비주얼도 낯설지 않았다. 작품에 녹아든다는 표현이 딱 떠오를 정도로 몰입도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김향기와의 케미도 상당해 앞으로의 연기를 기대하게 했다.

 

옹성우는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워너원 활동 종료 이후 혼자가 된 외로움을 연기로 녹여냈다”며 “‘열여덟의 순간’을 시작으로 매 작품 연기로 성장하는 옹성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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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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