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비하인드] 페게로와의 승부 앞두고 SK 전력분석팀이 분주했던 사연은?

 

[스포츠월드=인천 이혜진 기자] 새 외인의 등장. 바빠지는 것은 소속팀뿐만이 아니다. 다른 구단들도 덩달아 분주해지기 마련. 기본적인 데이터가 충분치 않은 경우는 더욱 그렇다. ‘낯섦’이라는 단어 자체가 선수들에게 크게 작용할 수도 있는 만큼, 다양한 루트로 정보를 얻기 위해 뛰어다니곤 한다.

 

SK 전력분석팀도 그랬다. LG가 새 외인타자 카를로스 페게로를 영입했다는 소식을 듣고 빠르게 움직였다. 문제는 관련 자료가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페게로는 과거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었다. 기본적인 기록은 가지고 있었으나, SK는 그보다 더 세밀한 정보를 원했다. 공개된 영상들은 누구나 그렇듯 가장 좋을 때의 모습이다. 그것만으로는 어떤 유형의 타자인지 분석하기 어려웠다. 한승진 매니저와 최경철 매니저의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전력분석팀은 페게로가 2016년부터 3시즌 동안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가장 최근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리고 곧바로 강화에 있는 나카니시 카즈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카즈미는 SK 2군 매니저로, 아무래도 일본 프로야구 자료를 찾는 데 조금 더 익숙한 부분이 있었다. 카즈미는 “전력분석팀에서 자료를 취합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듯했다. 삼진이나 범타로 물러나는 장면들 위주로 찾아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물론 자료가 많다는 것이 언제나 좋은 것만은 아니다. 너무 많은 정보들은 선수들에게 때때로 괜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어느 정도 확신이 있을 때 전력분석팀이 자료를 공개하는 이유다. 다만, 이번 경우는 정보가 너무 부족했고, 더욱이 페게로가 장타력을 갖춘 타자이기 때문에 조금 더 신경을 썼다. 결과적으로 SK는 LG와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16~18일)을 치르는 동안 페게로에게 안타 2개만을 내줬다. 장타는 한 개도 없었고, 삼진은 4개나 잡아냈다.

 

“코치님들에게 고맙죠.” 사실 SK 전력분석팀은 일이 많기로 유명하다. 각각의 파트에서 요청하는 자료들을 모으는 것만으로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이번 경우처럼 먼저 움직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툭하면 밤을 샌다는 말이 있다’는 말에 한승진 매니저는 “주 52시간 정책 때문에 이제는 안 된다”고 너스레를 떨더니 “코치님들께서 항상 좋은 말씀 해주시고, 또 준비한 자료들을 잘 반영해주셔서 고맙다. 준비하면서도 우리끼리 재밌게 하는 것 같다”고 웃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SK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