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人사이드] “평범한 남성들을 위한 ‘실용적 뷰티’”

토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모레퍼시픽 사내 벤처로 시작/ 여성브랜드 세컨드 라인 아닌 ‘남성 뷰티 니즈’ 자체에 주목/ 여친·아내 대리구매보다 남성 스스로 직접 구매 많은게 특징
브로앤팁스는 아모레퍼시픽의 사내 벤처 ‘린스타트업’으로 시작, 정식 브랜드로 승격된 브랜드다.

[정희원 기자] ‘더 멋있어지고 싶지만, 이것저것 챙기는 건 아직 쑥스러운’ 남성을 위한 토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남성 사원 3명이 사내 벤처로 시작, 야심차게 선보인 ‘브로앤팁스(BRO&T!PS)’가 그 주인공이다.

 

브로앤팁스는 주변의 친한 형, 온라인 커뮤니티의 ‘프로조언자’로부터 얻는 ‘실용적인 뷰티 팁’을 콘셉트로 한다. 무엇보다 ‘그루밍족’으로 불리는 소수가 아닌 ‘대다수의 남성’을 위한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다. 브로앤팁스 홍성해 팀장과 최석훈 차장을 만났다.

 

◆여성브랜드의 ‘세컨드 라인’ 아닌 ‘남성 뷰티 니즈’ 자체에 주목

 

남성도 꾸미는 게 당연해진 요즘 같은 시대에 남성 뷰티브랜드 자체가 신선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브로앤팁스라는 남성브랜드를 ‘굳이’ 론칭한 것은 남성을 주체로 하는 브랜드 자체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홍성해 팀장의 설명이다.

 

그는 “기존 남성 화장품은 대부분 여성 브랜드의 ‘세컨드 브랜드’ 성격이 강한 편 ”이라며 “우선 여성 브랜드에서 에센스·비비크림 등 히트상품이 나온 뒤 똑같은 ‘남성 버전’의 제품이 나오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여성과 남성의 피부고민이나 니즈가 다른데 남성 화장품은 왜 파생되기만 해야 할까?’라는 고민에서 브랜드가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브로앤팁스 홍성해 팀장(오른쪽)·최석훈 차장이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브로앤팁스 제공

◆‘브로’, 새로운 그루밍 시장 리더로 떠오를 것

 

브로앤팁스는 ‘그루밍족’이 아닌 ‘브로’(Bro, 브라더의 줄임말)를 타깃으로 한다. 브로는 기존 남성화장품에서 바라보는 남성과 다소 다른 개념이다. 최석훈 차장은 “남성화장품에서의 남성은 ‘맨’이나 ‘옴므’로 표현돼 왔다”며 “하지만 최근 그루밍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 요즘 남성은 이런 수식어가 다소 어울리지 않는 ‘다른 종족’”이라고 말했다.

 

그루밍족이 ‘완벽한 피부표현, 눈썹, 헤어스타일링’ 등 완벽한 모습을 지향한다면 브로는 인기 많고 개성 있는, 주변의 인기 있는 ‘인싸’(‘insider’의 줄임말로 무리에 잘 섞여 노는 사람들을 뜻하는 신조어) 쪽에 더 가깝다.

 

이같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브로앤팁스는 여성 뷰티브랜드에서 보기 힘든 아이디어가 녹아든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담배 냄새를 없애주는 핸드크림 ‘스멜 컷’, 피부관리가 귀찮은 사람을 위한 스킨·로션·에센스가 한 병에 들어 있는 ‘올인원’, 비비크림을 바르기엔 부담스럽지만 피부를 환하게 밝혀주는 ‘톤업크림’ 등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피부관리에 대한 욕구는 크지만, 아직 미숙한 남성들을 위한 제품을 선보이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최 차장은 “피부관리를 위해 선크림·비비크림을 바르면서도 피부관리의 핵심인 ‘2차 세안’의 중요성은 잘 모르는 남성이 많다”며 “차라리 이것저것 제품을 권하기보다 애초에 한번 세안으로 선크림·비비크림까지 지워주는 클렌저를 선뵌다”고 말했다.

 

◆남성들, 예방보다는 즉각적인 문제개선에 관심

 

남성들은 화장품 사용을 통한 ‘즉각적인 문제 해결’에 대한 욕구가 크다. 이는 예방·관리 차원에서 화장품을 쓰는 여성과 다른 모습이다. 예컨대 햇볕에 조금 타봐야 자외선차단제를 찾는 식이다.

 

이보다는 ‘이 제품을 어떨 때 쓰면 되는 것인지’ 알려주길 바란다. 홍 팀장은 “여성브랜드와 남성브랜드 모두 경험한 결과, 남성들은 취향이 묻어나는 어려운 이름보다는 쉽고 직관적인 표현을 선호한다”고 했다.

 

브로앤팁스 올인원은 이같은 남성의 취향을 적극 반영한 제품이다. 홍성해 팀장은 “남성 피부고민에 대한 빅데이터를 뽑아봤을 때 남성들도 민감성·건성·지성 피부에 대한 고민이 컸다”며 “이같은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다는 의미에서 부정과 부정의 조합을 활용해 ‘네버 드라이’ ‘네버 오일리’ ‘네버워리’로 선보였다”고 말했다.

 

브로앤팁스 올인원은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중 제품명에 ‘부정적 요소’가 들어간 최초의 사례다. 홍 팀장은 “이는 여성 화장품에서는 쓰이지 않는 방식이고, 암묵적으로 금기시돼 왔지만, 남성에겐 오히려 ‘먹힐 것’이라는 것을 설득해 세상에 나오게 됐다”고 했다.

 

올인원 패키지를 살펴보면 ‘고민해결’에 대한 설명을 명확히, 최대한 쉽게 설명하고 있다. 또 화장품 한 통을 얼만큼씩 써야 하는지 세세한 부분까지 쉽게 알려준다. 기본적으로 향이 없어 부담을 덜었고, 아들과 함께 써도 좋을 정도로 자극 없이 순하다. 기존의 남성 화장품에 대한 편견을 깬 셈이다.  

 

재미있는 점은 대다수의 남성은 당장의 번들거리는 피부가 가라앉고, 건조한 피부가 촉촉해지길 바라지 먼 미래의 일인 ‘노화방지’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올인원 제품 세 가지에는 기본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하는 기능성 성분이 들어 있지만, 사실 남성들은 이같은 요소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 게 브로앤팁스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친·아내 대리구매보다 ‘남성 직접구매’ 비율 높아

 

‘남성의 취향’만을 고려한 만큼 ‘브로’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최석훈 차장은 “보통 남성들은 여자친구나 아내가 사다준 화장품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브로앤팁스의 경우 기존 남성 화장품 구매와 다른 양상이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남성 브랜드의 경우 여성 대리구매자와 본인이 직접 구매하는 비율이 7대3 정도”라며 “하지만 브로앤팁스는 이와 반대로 남성 직접 구매자가 더 많다”고 했다. 

 

말 그대로 남성이 스스로 브로앤팁스 제품을 선택한다는 의미다. 브로앤팁스 팀은 높아진 인지도만큼 매출을 높이는 게 다음 숙제라고 입을 모은다. 관심과 선택은 또다른 차원의 문제인 만큼,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매진하겠다는 포부다.

 

브로앤팁스가 알려주는 남성들을 위한 뷰티 꿀팁. 피부에서 불편하다고 느껴지는 포인트에 집중해 이부터 관리해 나가보자. 어렵게 생각하기보다 얼굴이 찢어질 듯 당기며 각질이 하얗게 올라온다면 건조한 것이고, 세안 후 2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번들거린다면 지성인 것이고, 피부가 자꾸 빨갛게 변하고 간지럽다면 민감성에 가깝다고 보고 관리에 시작하면 된다고 조언한다. 홍성해 팀장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케어’에 나서면, 관리하는 만큼 고민이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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