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희의 눈] 유승준과 스티브 유

 

태어나서 처음으로 연예인을 본 시기가 있었다. 내 기억으로는 ‘1318 힘을 내’라는 프로그램이었던 것으로 전국의 고등학교를 돌면서 학생들의 풋풋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송이었다. 그때 당시 최고의 스타들이 게스트로 나왔다. 내가 고등학생 때 처음 본 연예인은 게스트로 나온 가수 유승준이었다.

 

그때 그를 처음 본 모습은 “아 연예인이란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이었다. 그는 확실한 스타였다. 무대에서 날아다닐 것처럼 춤추는 모습과 팬들을 하나하나 친절하게 대하는 그를 보고 뭔가 가슴속에서 뜨거운 것이 느껴졌었던 하루였다. 그 모습을 보고 과연 무대라는 곳은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어쩌면 그때 했던 많은 고민이 나를 무대 위에 서게 하는 직업을 갖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에게 묘한 존경심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 존경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나의 군 복무 기간이었던 2002년 초, 유승준은 미국에서 시민권 취득의 마지막 절차인 취득 선서를 하고 현지 한국 총영사관에 국적 포기 신청 의사를 밝혔다. 그의 이름은 유승준이 아닌 스티브 유(Steve Yoo). 시민권 취득 신청도 2년 전에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유승준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신검 여부에 관계없이 병역의무가 자동 소멸됐다.

 

자진 입대하겠다고 방송에서도 말하며 '아름다운 청년'이란 별명까지 받았던 그다. 국민의 배신감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였고, 그 역시 입국 거부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대한민국을 떠났다.

 

그 후로 17년이 지났지만 그는 아직도 입국을 시도하고 있다. 그것도 영리를 추구할 수 있는 비자를 선택해서 말이다. 한국에서 얻었던 달콤했던 부와 명예를 쉽사리 잊지는 못할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 또 한번의 재기를 노릴 것이고 한류를 바탕으로 해외에서 활동을 하리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만약 이 생각이 기본으로 깔려있다면 아직까지 제대로 반성을 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진정성에 의심이 들게 한다.

 

이제 이 문제는 또 다시 청와대에 질문을 던졌다. 입국을 반대하는 국민청원수가 20만 명을 넘었다. 처음 글이 등록된 지난 11일 이후 5일만이다. 상당히 빠른 속도다. 아직까지도 상당히 뜨거운 논쟁거리다.

 

만약 유승준이 한국에 들어와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군 복무에 버금가는 기간 동안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선 안에서 사회봉사를 실현한다면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 그동안 묵묵하게 본인들의 의무인 군 복무 또는 대체 복무를 이행한 사람들을 바보로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개그맨 황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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