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도 해보겠다”…신영석·한선수·정지석의 간절한 외침

[스포츠월드=진천 최원영 기자] “남자배구도, 해보겠습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이 지난달 30일부터 진천선수촌에 모여 구슬땀을 쏟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서다. 오는 8월 대륙간예선전에서 조 1위를 하거나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8위 안에 들어 내년 1월 아시아대륙예선전에서 우승해야 본선 티켓을 따낼 수 있다. 한국(세계랭킹 24위)은 우선 내달 9~12일(한국시각)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대륙간예선전에 임한다. 미국(2위), 벨기에(12위), 네덜란드(15위)와 맞붙는다.

 

강호들을 모두 제치고 티켓을 거머쥐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현실적인 확률은 낮다. 하지만 선수들의 열망은 어느 때보다 컸다. 남자대표팀은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단 한 번도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도쿄행까지 실패하면 20년간 올림픽 진출 실패라는 수모를 떠안게 된다. 쉽지 않은 여정이나 대표팀 선수 중 누구도 ‘불가능’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18일 진천선수촌에서 남녀대표팀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남자대표팀에서는 주장이자 센터 신영석(33·현대캐피탈), 세터 한선수(34)와 레프트 정지석(24·이상 대한항공)이 참가했다. 가장 먼저 신영석이 마이크를 들었다. 그는 “올림픽이라는 한 단어로 모든 게 설명 가능하다. 최근 20년 동안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는 사실이 무겁게 다가온다. 모두 마음가짐이 다를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남자배구가 올림픽에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분들은 거의 없는 듯하다. 나는 그래서 더 독이 오른다”며 “선수단 모두 합심해 피나는 노력으로 결과를 만들어내겠다. 선수들을 대표해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한선수도 “나의 마지막 올림픽 도전이 될 듯하다. 반드시 본선에 나가 마지막 올림픽 ‘출전’이 됐으면 한다”며 “선수로서 정말 욕심난다. 항상 믿음을 가지고 훈련에 임한다. (박)철우와 꼭 해보자고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주장 영석이와 다른 선수들을 열심히 도와 힘을 보태겠다”고 말을 이었다.

 

정지석은 대표팀에서 막내 축에 속하나 열망 하나만큼은 선배들에 뒤지지 않았다. 그는 “짧은 기간 내에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영석이 형 말대로 올림픽이라는 대회 자체가 주는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이어 “임도헌 감독님이 올림픽뿐만 아니라 앞으로 남자배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잘 설명해주시고 훈련시켜주신다. 좋은 가르침을 얻을 수 있어 감사하고 영광이다”고 덧붙였다.

 

임도헌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은 “남자배구도 할 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 안에는 간절함이 담겨있었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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