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분했다”…삼성 원태인이 밝힌 ‘3이닝 3실점’ 그 후 [SW인터뷰]

[스포츠월드=고척돔 최원영 기자] 원태인(19)이 한 차례 성장통을 겪었다.

 

“그날은 참 신기했어요.” 삼성 투수 원태인은 가장 최근 등판인 LG전을 이렇게 기억했다. 그는 올해 1차 지명으로 입단해 구원투수를 거쳐 선발진에 자리 잡았다. 4월28일부터 총 12차례 선발 등판해 씩씩하게 자신의 공을 던졌다. 그런데 12일 LG전에서는 선발 전환 후 최소인 3이닝 만에 3실점하며 강판당했다. 시즌 4승 사냥에 실패했고 평균자책점도 2.58에서 2.85로 상승했다.

 

그는 “경기 전 불펜 피칭을 하는데 이상하게 컨디션이 안 좋더라. 마운드에 오르기 전부터 자신감이 떨어졌다”며 “공에 힘도 없고 제구나 로케이션이 생각대로 안 돼 맞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5회까지는 버티려 했다. 원태인은 “이닝을 최대한 끌고 가려 했는데 오치아이 에이지 코치님이 3회 끝나고 그만 던지자고 하셨다. 예전 등판 때는 1,2회에 안 좋아도 3회부터 이겨나갔는데 그런 모습이 안 보인다고 하셨다”며 “나도 수긍했다. 팀에서 배려해주셔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동료들은 막내의 기분을 풀어주려 애썼다. 원태인은 “실망스러운 투구를 해 스스로 분한 마음이 컸다. 포수 (강)민호 선배님이 ‘핑핑, 공이 깃털처럼 날아온다’는 농담으로 웃게 해주셨다”며 “다른 형들도 ‘네가 지금까지 너무 잘 던져서 한 번 흔들릴 때가 됐다. 괜찮다’고 해주셨다. 형들이 기분 풀어주시고 팀도 그날 이겨서 속상한 게 금방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안 좋은 경기는 빨리 잊으려 한다. 내가 못 던진 날은 경기 영상도 보지 않는다”며 “하지만 위축되진 않았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뭐가 부족했는지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원태인은 전반기 마지막인 18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그는 “정현욱, 오치아이 코치님에게 맨투맨 훈련을 받았다. 투구 폼을 조금 수정했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그동안 구속(패스트볼 평균 시속 140㎞)이 잘 안 나와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았다. 빠르게 던지려는 욕심에 힘 모으는 동작이 과했다”며 “코치님들이 구속 신경 쓰지 말고 편하게 하라고 하셨다. 폼을 손봤더니 구위가 더 좋아졌다. 다시 자신감을 찾았다”고 미소 지었다.

 

오랫동안 꿈꾸던 팀에 입단했고, 개막 엔트리에 드는 데 이어 1군 주축 선수로 뿌리를 내렸다. 차근차근 성장 중인 원태인은 “선발투수가 꿈이었는데 로테이션에 합류하게 돼 감사하다”고 전한 뒤 “승수도 중요하지만 그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대신 시즌 끝까지 잘 버텨서 평균자책점 2점대를 유지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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