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이순신 장군, 열두척 배로 나라 지켜”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열린 전남 블루이코노미 경제비전 선포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대형 블루 이코노미 볼을 터치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록 전남지사, 문 대통령,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뉴시스


“전남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이 서린 곳이다. 전남 주민들이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

전국경제투어 일정의 하나로 12일 전남 무안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순신 장군’을 세 번이나 언급했다. 전남도청에서 열린 ‘블루 이코노미’ 비전 선포식 인사말을 통해서다. 당초 원고에는 없던 내용이었다. 문 대통령이 임진왜란의 호국 영웅을 불러낸 것을 두고 일본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우회적으로 나타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실제로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국제기구를 통한 한·일 양국 조사를 사실상 압박하는 강공을 펼쳤다. NSC가 일본에 제안한 내용은 요약하면 유엔 안보리 전문가 패널 또는 적절한 국제기구가 한·일 양국을 대상으로 4대 수출통제 체제 위반 사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4대 수출통제 체제는 재래식무기 및 이중용도 물품(군사용 전용 가능한 물품)을 통제하는 ‘바세나르 체제’, 핵물질 통제에 관한 원자력공급국그룹(NSG) 등을 뜻한다. 결국 재래식무기, 핵물질 등 광범위한 분야를 조사하자고 일본에 촉구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열린 전남 블루이코노미 경제비전 선포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대형 블루 이코노미 볼을 터치하는 세리머니를 마친 뒤 선포식 기념공연을 선보인 아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일본이 오히려 핵 개발이나 생화학무기에 사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를 밀수출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점과 맞물려 이번 기회에 부당한 ‘수출규제’에 대한 항의 외에 인명과 관련한 국제규범에 관한 엄격한 준수를 일본에 요구하자는 정부 기류도 읽힌다. 일본에 대한 ‘반격’인 셈이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경시청이 발표한 ‘대량살상무기 관련 물자 등 부정수출 사건 목록’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일본은 2017년 핵무기 개발에 이용될 수 있는 유도전기로를 이란 등에 밀수출해 적발됐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1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일본의 아스이 인터텍 주식회사가 2007년 2016년까지 외환 및 외국무역법 규제품목인 ''유도로(핵무기 개발 등에 이용 가능한 부품)'' 를 경제산업상의 허가를 받지 않고 이란, 중국, 태국 등에 수출한 기록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 정부가 우리 정부에 불화수소 수출을 제안한 점도 우리 정부의 강공에 자신감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한·일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입선 다변화 등으로 일본의 수출규제를 돌파하려는 우리 정부의 전략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러시아산 불화수소를 공급받더라도 실제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새로운 불화수소를 공급받아 공정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2∼3개월에 걸쳐 제품 테스트와 그에 따른 공정 변경 과정을 거쳐야 한다. 테스트 기간이 길어질 경우 1년이 넘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 단기적으로는 고려하기 힘든 대안이라는 것이다.

 

박현준·김준영 기자 hjunpark@segye.com

<세계일보>

<ⓒ스포츠월드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