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은행봉투 보고 범죄 직감한 형사들 보이스피싱범 긴급체포

한 외국인 보이스피싱범이 길에 버린 은행봉투로 인해 경찰에 덜미를 붙잡혔다. 

 

12일 서울 방배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전달책으로 긴급체포된 동남아 국가 출신 16세 A군을 사기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방배서에 따르면 강력팀 형사들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경찰서로 복귀하던 중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남성을 포착했다. 경찰은 크로스백과 백팩을 앞뒤로 매고 어디에 쫓기듯 조급하게 택시를 잡고 있다는 점 등을 수상히 여기고 뒤쫓았다. 이 남성은 형사들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은행 상호명이 적힌 빈 봉투를 길가에 버렸다. 형사들은 보이스피싱 전달책일 수 있다는 직감이 왔고 이 남성을 불러세워 경찰 신분을 밝히고 불심검문했다. 

 

남성이 멘 크로스백 안에서는 5만원권 지폐 400장이 나왔고, 휴대전화에는 보이스피싱 피해자 주소로 추정되는 지도와 위치 등이 표시돼 있었다. 형사들은 A씨가 보이스피싱 전달책임을 확신하고 긴급체포했다. 

 

A씨는 지난달 24일 국내에 입국한 뒤 3일 동안 서울과 인천, 부천 등 수도권 일대에서 6회에 걸쳐 보이스피싱 피해자로부터 약 85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 가운데 200여만원을 자신의 몫으로 챙기고 나머지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가 속한 보이스피싱 조직은 자녀를 납치했다고 피해자를 속이고 자녀를 풀어주는 대가로 수천만원의 현금을 요구하는 수법을 썼다.

 

체포되기 직전 A씨는 방배경찰서 인근에서 또 다른 피해자로부터 2000만원을 받아 오는 길이었다. 경찰은 공조수사를 벌여 A씨의 추가 혐의 5건을 확인했다. A씨는 체포 직전 벌인 범행은 인정하면서도 여죄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강력계 형사들의 직감과 적극적 수사로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피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다”며 “당시 검거되지 않았다면 추가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씨 외에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 총책 등 조직원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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