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 즐기다 해파리에 쏘였다면?

즉시 밖으로 나와 물·식염수로 10분 이상 세척해야

[정희원 기자] 예년 못잖은 더위에 해수욕장이 하나둘 개장하며 피서객을 맞이하고 있다. 시원한 파도와 뜨거운 모래사장에서 즐기는 물놀이는 여름날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데 제격이다.

하지만 여행지에서의 즐거운 물놀이를 망치는 복병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바로 ‘해파리’다. 지구온난화로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우리 바다에도 해파리 떼가 자주 출몰하는 추세다.

해파리떼는 늦봄부터 초가을까지 자주 볼 수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해파리모니터링 주간보고에 따르면 올해는 이미 5월부터 독성 해파리들이 출현하고 있다. 기존에 비해 크기도 두 배 가량 커졌고, 개체수는 무려 430배 이상 많이 관측되고 있다.

바다 속에서 놀다가 갑자기 ‘따끔’한 기분이 들었다면 해파리에 쏘였을 가능이 높다. 큰 문제가 없다면 다행이지만 심할 경우 전신 독성 반응이 일어나기도 해 응급처치가 필수다. 김신영 건국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해파리에 쏘였을 때의 응급처치법에 대해 알아본다.

해파리에 쏘인 경우 따끔한 통증과 함께 채찍 모양의 붉은 상처가 생길 수 있다. 해파리 독은 쏘인 부위에 통증, 발진, 부종 등 가벼운 국소 반응을 일으키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심한 경우 오한, 근육 마비, 호흡곤란, 신경마비 등 전신 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죽은 해파리에도 독성이 남아 있으니 일부러 만지지 말아야 한다.

해파리에 쏘였다면 즉시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김 교수는 “빠르게 움직이거나 해파리를 밀어내려는 시도는 오히려 해파리가 공격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물 밖으로 나온 즉시 안전 요원에게 알려 다른 사람이 쏘이지 않도록 조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안전한 장소로 나왔다면 깨끗한 바닷물이나 식염수로 쏘인 부위를 여러 번, 10분 이상 세척한다. 수돗물·생수·알코올·식초 등으로 씻을 경우 피부에 남아있는 자포가 터져 독소를 분비시킬 수 있어 사용하지 않는다.

김신영 교수는 “맹독성 입방해파리(상자해파리)에 쏘인 경우 식초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일반인은 자신을 쏜 해파리 종류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무턱대고 식초로 세척해서는 안 된다”며 “눈을 다쳤다면 바닷물로 세척하지 말고 119에 도움을 요청해 치료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척 후에도 해파리 촉수가 남아있다면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플라스틱카드나 핀셋, 젓가락 등 도구를 이용해 제거해야 한다. 맨손으로 뽑을 경우 해파리 독에 2차 노출될 우려가 있다. 이후 다시 다친 부위를 세척한다. 김 교수는 “해파리 독소는 대개 열에 약하므로 세척 후 온수에 20분 정도 쏘인 부위를 담그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 국소 독성반응만 있다면 세척 등의 응급처치와 진통제·항히스타민제 복용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오심, 구토, 식은땀, 어지럼, 호흡곤란, 의식불명 등 전신 독성 반응이 나타났다면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해파리에 쏘이지 않으려면 바닷가에 가기 전 ‘해파리 출현 예보’를 미리 확인하자. 또 해수욕장의 부유물이나 거품이 많은 곳, 물의 흐름이 느린 곳에는 해파리가 모여 있을 확률이 높다.

김신영 교수는 “최근 물놀이를 하다 해파리에 쏘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미리 응급처치법을 숙지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여름철 해수욕을 안전하게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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