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김준수라서 다르다…‘엑스칼리버’, 아더왕의 성장史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엑스칼리버’는 아더의 성장 스토리다. 동시에 뮤지컬 배우 김준수의 성장을 증명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모차르트, 드라큘라, 죽음에 이어 이번엔 ‘아더왕’으로 완벽 변신한 김준수의 돋보이는 변화를 만나볼 수 있다.  

 

‘엑스칼리버’는 색슨족의 침략에 맞서 혼란스러운 고대 영국을 지켜낸 신화 속 영웅 아더왕의 전설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평범한 한 사람이 빛나는 제왕으로 거듭나는 여정을 그린다. 배경은 6세기 영국이다. 왕들의 내전으로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계속되던 찰나, 우더 펜드래곤 왕이 사망한다. 마법사이자 예언가인 멀린은 혼돈의 시대를 벗어나게 할 새로운 왕 ‘아더’를 왕좌에 앉히기 위해 오랜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김준수는 왕의 운명을 타고난 빛나는 카리스마와 존재감을 지닌 청년 아더로 분해 극을 이끌어나간다. 이제 막 성인이 된 빛나는 청년 아더(김준수)는 자신의 출생 비밀을 하얗게 모른 채 선량한 양부모의 사랑 속에서 평범하게 성장한다. 그러나 자신을 찾아온 멀린으로 인해 운명을 받아들이고 성장을 시작한다. 제왕의 피가 이끄는 대로 전설의 검 엑스칼리버 앞에 서게 된 아더는 바위 속 깊게 잠든 성검을 뽑아내고 영국의 왕으로 추앙받는다. 

 

엑스칼리버를 뽑아 든 아더는 카멜롯을 건설해 색슨족에 대적할 여정을 시작한다. 참된 왕이자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기 위한 그의 곁에는 친구 랜슬럿이 언제나 함께했고, 강인하고 총명한 기네비어를 만나 모두의 축복 속에 가정을 이룬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아더 앞엔 연이어 혼돈과 고난이 닥친다. ‘평범한’ 청년이었던 아더는 고난에 흔들린다. 음모로 가득 찬 이복 누나 모르가나의 등장, 아버지의 죽음, 랜슬럿과 기네비어의 배신까지 험난한 시간이 그가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엑스칼리버’는 청년 아더가 남자로, 또 진정한 리더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이나믹하게 그린다. 특히 김준수는 성장하며 한 단계 나아가는 아더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녹여냈다.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시작해 출생의 비밀을 접한 후 동요와 혼란, 사랑하는 연인을 향한 눈부신 진심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은 극에 달한다. 믿었던 이들에게 배신당한 아더의 흔들리는 눈빛, 색슨족을 마주한 제왕의 카리스마까지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그의 감정선을 숨죽여 바라볼 수밖에 없다. 김준수의 호소력 깊은 가창력과 진실한 연기는 몰입도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 

앞서 김준수와 네 번째 협업을 이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은 “아더는 전작들과 달리 힘든 배역이다. 어린 소년에서 온 세계의 짐을 진 남자로 성장한다. 힘든 도전임에도 (김준수가)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다”고 극찬한 바 있다. 김준수는 “엑스칼리버는 아더 왕이 뽑아야 하는 검이기도 했지만, 나에게도 새로 뽑아야 하는 도전이자 작품”이라고 밝혔다. 제대 후 4년 만에 초연작 ‘엑스칼리버’를 택한 그의 새로운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김준수만의 색깔로 ‘아더’를 가득 채웠다.  

 

화려한 무대 구성은 ‘엑스칼리버’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다. 엑스칼리버가 꽂힌 바위산, 수녀원, 색슨족과의 전쟁터 등 화려한 세트로 ‘마법과 현실’ 두 요소를 구현하고자 했다는 무대감독의 의도가 짙게 묻어난다. 시각 효과로 입체감을 더했고, 다양한 무대 장치로 관객의 이입을 이끌었다. 국내 최대 규모임 70명이 등장하는 아더왕과 색슨족의 전투장면도 묘미다. 기존 뮤지컬에서 볼 수 없던 압도적 스케일의 전쟁신은 장관을 이룬다. 

 

‘엑스칼리버’는 오는 8월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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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M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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