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보수’ 사직구장,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

[스포츠월드=사직 이혜진 기자]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롯데와 KT의 시즌 11차전이 예고된 26일 부산 사직구장. 아침부터 많은 비가 쏟아졌지만, 우비를 입은 직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구장 혁신TF 팀이었다.

 

전날 발생한 참사에 따른 후속조치였다. 3번 및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강백호(20·KT)는 9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신본기의 뜬공을 처리하기 위해 펜스 쪽으로 뛰어갔다. 이 과정에서 펜스 철망에 오른손을 댔는데, 삐죽하게 솟아 있는 볼트에 손바닥이 5㎝ 가량 찢어졌다. 이후 서울로 올라간 강백호는 중앙대학교병원에서 전신마취 후 봉합수술을 받았으며, 3~4일 가량 입원할 예정이다. 신경 손상은 없었으며, 복귀까지 재활포함 8주 정도 내다보고 있다.

 

롯데는 곧바로 보수작업에 들어갔다. 좌우 불펜 철망 및 1,3루 내야 철망까지 너트에 인공재를 설치했다. 경기가 끝난 직후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부상자가 발생한 부위를 집중적으로 작업했으며, 다음날 오전부터는 유사한 구조물에 대해 안전패드를 덧대는 과정을 거쳤다. 뿐만 아니라 이날 부산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 소장, 관리팀장 또한 경기장을 찾았다. 이상욱 구장혁신 TF 팀장과 관련 이야기를 나눴으며, 어떤 관리가 진행됐는지 확인하고 돌아갔다.

 

‘안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대목이다. KBO가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외야 펜스를 전면 교체·보수했던 까닭도 위험성을 줄이기 위함이었다. 1986년 개장한 사직구장은 그 세월만큼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시설물 책임자인 지자체 역시 관심을 갖고 신경을 써야하는 것은 물론이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이날 사직구장 3루 쪽 더그아웃 뒤편에는 비가 새는 곳도 있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 이번 사고를 반면교사 삼아 구장 관리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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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계화면 캡처,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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