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희의 눈] 안물안궁

기사가 나왔다 하면 사람들의 엄청난 클릭 수를 기록해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는 기사들이 있다. 이 기사들은 이상하리만큼 주기적으로 나와 사람들을 심란하게 만든다.

 

바로 연예인의 수십억 원, 수백억 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취득했다는 기사인데, 이 기사가 참으로 묘하다. 몇 십억 원이라는 단어로 사람을 유혹해 클릭하게 만들더니 결국 읽고 난 후에 오는 뭔가의 찝찝함을 지울 수가 없다.

 

제목 또한 상당히 자극적이다. ‘가수 A씨 강남 노른자위 위치 72억 원 건물 매수’, ‘연예인들이 사랑한 성수동 68억 원 건물의 주인은 OOO’, ‘OOO, 연예인 최초 부동산 재벌 등극 황금 빌딩은 어디?’ 등의 제목으로 단숨에 실시간 검색어를 올킬시켜 버린다.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선별해서 수용해야 하는 사회이지만 굳이 알고 싶지 않은 기사들을 자극적인 제목으로 클릭하게 만드는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

 

그리고 이 기사들의 문제점은 연예인들에 대한 반감이 들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기사에 달린 댓글들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연예인 걱정은 무엇’이라는 유행어도 여기서 탄생했으며, 뉴스거리 더럽게 없다는 식의 비아냥이 난무한다. 하지만 이 역시도 상위 0.1%의 연예인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려주는 내용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또 하나는 주변 부동산 시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한 지역에 유명 연예인의 부동산 투자가 이뤄졌다는 기사가 나오는 동시에 그 지역 호가는 순간적으로 급등하게 된다. 많은 투기꾼의 관심 지역으로 올라가고 연예인의 투자를 알리면서 홍보효과를 기대하고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벌이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기사들은 클릭 수에 따라 수입에 영향을 주는 기자들에게는 달콤한 선택일 수도 있지만 평생을 월급 한 푼 안 쓰고 모아도 내 몸 하나 누울만한 아파트 하나 장만할 수 없는 소시민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 기사들의 목적이 “이렇게 연예인들이 돈을 많이 법니다. 여러분도 연예인 하세요”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분명 톱스타라 불리는 이들 역시 피나는 노력 끝에 엄청난 시련과 고통을 감내하며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갔을 것이라 생각된다. 노력의 결과로 이룬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스타들의 화려하고 멋진 삶을 비난할 생각은 1도 없다. 하지만 그들의 몇 십억 원, 몇 백억 원 부동산 투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기사로 만들고 굳이 평온하고 잔잔한 삶에 호수에 돌을 던질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이 든다.

 

아직도 내 주변엔 어렵게 개그맨 시험에 합격해 아직까지 아침에 신문을 돌리고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 친구들도 분명히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이런 기사에 당당히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다. 

 

“네. 알고 싶지 않습니다.” 

 

개그맨 황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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