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벤투 감독, '말과 행동' 다르다… 실험인데 ‘SON 고정+3명 교체’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실험을 강조했지만, 실험적 요소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운용 기조에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벤투 감독은 지난 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치른 호주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한 후 “오는 9월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치르는 평가전 일정”이라며 “전술적 다양성을 위해 실험했다. 이러한 옵션이 있어야 상대 팀에 따라서 전술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3-5-2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스리백으로 나선 것은 2019 UAE 아시안컵을 앞둔 2018년 12월31일 이후 처음이자 공식 경기에서는 2번째였다. 벤투 감독은 부임 후 줄곧 포백을 기반으로 한 4-2-3-1 또는 4-1-4-1 포메이션을 제1 전술로 가동했다.

 

큰 줄기에서 실험을 전제로 경기에 나섰다. 그런데 가장 핵심적인 실험요소는 고정이었다. 우선 손흥민의 풀타임 출전이다. 손흥민은 이날 선발로 출전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그라운드를 지켰다.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움직이며 경기 MOM(맨오브더매치)으로 이름을 올렸다. 팀의 에이스라는 점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운용이지만,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현 체제라면 전술 1옵션도 2옵션도 모두 손흥민이 중심이라는 뜻이다. 형태만 다르지, 그 안에 핵심은 손흥민 중심의 공격이라는 점에서 변화가 없다. 다른 말로 전술에 따라 손흥민을 집중적으로 견제하는 형태만 바꾸면 대표팀 공격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손흥민이 불의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 공격 핵심이 무너질 수 있다.

교체 선수도 마찬가지다. 벤투 감독은 호주전에서 교체 카드 6장 중 3장만 활용했다. 2019년 들어 호주전까지 3번의 평가전을 치렀는데, 교체 카드를 모두 사용한 적은 단 1번도 없다. 평가전이라도 승리에 기반을 두고 교체 선수를 운용한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실험이 주목적이라면 교체 선수는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특히 벤투 감독은 줄곧 23인의 엔트리보다 더 많은 인원을 선발하고 있다. 즉 벤치에도 앉지 못하는 선수가 있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는데, 벤치에 앉지 못하는 상황은 선수의 자존감을 무너트리는 행동이다. 평가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문제가 더 크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표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벤투 감독은 대표팀 소집 후 스리백을 정해놓고 단 한 번도 중앙수비수 멤버를 바꾸지 않고 진행했다. 여기에 제외된 선수는 자신이 다음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것은 인지한 상태에서 훈련에 임했다는 뜻이다. 소집 훈련 시간이 짧았다는 이유가 있지만, 그렇다면 25명을 소집할 이유도 없었다. 지금과 같은 훈련 체제라면 주전이 아닌 선수,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선수는 훈련보조, 들러리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벤투 감독은 훈련도 경기도 ‘핵심 선수’ 체제로 운용하고 있다. 그가 강조한 실험은 형태에 국한했고, 그 안에 요소는 고정이다. 실험이라는 단어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할 사안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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