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희의 눈] 범죄자 신상공개의 기준

전 남편을 살해한 후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해 제주 완도항로 해상과 육지 등 총 2곳에 유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충격을 줬다. 의붓아들 역시 의문사한 것으로 알려져 더 큰 의문을 안겨줬다.

 

여기에 강력범죄에 대한 신상공개 원칙에 따라 경찰이 지난 5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통해 피의자의 신상공개를 결정했음에도 이틀이 지난 7일 오전까지 제대로 얼굴 공개를 하지 않았던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 진술녹화실에서 진술을 마치고 유치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취재진에게 노출됐지만, 머리카락을 풀어 내리고 고개를 숙여 얼굴을 가렸다. 현재는 한 언론사의 공개로 사진이 나온 상태다.

 

범죄자의 신상공개 기준에 대해서 알아보자면 범행수법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강력사건이고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는 사건 그리고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재범 방지 및 범죄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사건, 마지막으로 피의자가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은 사건으로 정의 내려진다.

 

그렇다면 과연 어디까지가 범죄자를 위한 인권보호이고 어디까지가 국민을 위한 알 권리 차원과 예방효과인지는 구분이 잘 안 간다. 기준의 적용이 일괄적이지 않다보니 여기저기서 혼선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성이기 때문에 얼굴공개에 소극적이 아니냐며 젠더문제로 끌어가고 있다. 

 

신상공개를 놓고 가해자 주변인들 즉 가족이나 친구들의 인권침해 가능성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렇다면 가족과 친구가 없는 가해자만 골라 신상을 공개해야 하는 것인가. 이 역시 경계점이 모호하다.

 

만약 수사기관에서 피의자에게 마스크를 강박적으로 씌우거나 신상공개에 소극적인 이유가 나중에 혹시라도 무죄로 밝혀졌을 경우 얼굴 공개에 대한 책임을 추궁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 더욱 철저하고 완벽한 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범죄자 신상 공개 기준이 객관적이고 형평성 있게 적용되지 않는다면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신상공개에 대한 정확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불어 충분히 납득이 갈 수 있는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국민의 90% 가까이 강력범죄의 신상공개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있다. 범죄자의 인권 보호보다는 피해자의 인권과 공익보호의 가치가 더 우위에 있다는 뜻일 것이다. 신상공개로 인한 범죄자를 인민 재판하는 것이 아닌 국민의 알 권리 충족과 범죄예방 측면이 부각되려면 납득이 갈 수준까지의 기준 정립이 우선이라 생각된다.

 

개그맨 황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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