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공 샐 틈 생긴 내야…두산, 2루수 딜레마에 빠지다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2루수 딜레마.’

 

선택해야 할 길은 두 가지 중 하나로 정해져 있는데, 어느 쪽을 선택해도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게 되는 곤란한 상황. 딜레마다.

 

4연패에 빠진 두산의 2루가 좀처럼 채워지지 않는다. 부진이 겹쳐서다. 본래 주인은 오재원이었다. 오재원은 시즌 개막 후 타율 1할대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달 14일까지 타율 0.161(56타수 9안타)로 헤매다 15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17일간 2군에서 머문 뒤 지난 2일 1군으로 돌아왔으나 반등하지 못했다. 복귀 후 타율은 0.111(36타수 4안타)로 더욱 떨어졌다. 시즌 평균치도 24일까지 0.141(92타수 13안타)로 저조했다. 실책도 4개를 떠안고 있다. 결국 오재원은 최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잦아졌다.

 

대안은 류지혁이었다. 류지혁은 내야의 ‘만능열쇠’다. 2루수뿐 아니라 3루수, 유격수까지 볼 수 있는 전천후 내야수다. 지난 18일 인천 SK전에서는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가 우익수로 자리를 옮기며 외야까지 섭렵했다. 최근 10경기 타율 0.316으로 타격에서도 맹활약했다. 하지만 잦은 포지션 변경 때문일까. 빼어난 수비 실력을 갖춘 그가 실책으로 주춤했다. 4연패의 시작점이었던 21일 수원 KT전. 류지혁은 2루수로 출발해 경기 도중 3루수로 포지션이 바뀌었다. 8회 결정적인 실책으로 5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7-7로 팽팽하던 경기는 순식간에 7-12로 뒤집혔다. 이튿날인 22일에도 주전 2루수로 나선 그는 3회말 수비 도중 공을 더듬는 등 류지혁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류지혁에게 휴식을 주고자 24일 잠실 한화전에 이유찬을 2루수로 선발 기용했다. 이유찬은 2017년 2차 5라운드 50순위로 두산에 입단해 지난해 1군 무대에 데뷔했다. 그러나 이유찬도 김태형 감독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1-2로 끌려가던 4회초 1사 1,3루서 실책으로 1점을 헌납했다. 상대 타자 노시환의 3루 땅볼에 3루수 허경민이 5-4-3 병살을 만들고자 이유찬에게 공을 연결했지만 이유찬이 공을 놓쳤다. 이닝 종료의 기회를 허무히 날렸다.

 

두산은 견고한 수비로 정평이 나 있는 팀이다. 특히 내야의 물 샐 틈 없는 수비력은 리그 최고로 손꼽힌다. 24일까지 10개 구단 중 실책 9위(29개)로 선전하기도 했다. 최근 몇 경기서 느꼈던 아쉬움을 털어내고 다시 본래의 두산으로 돌아와야 한다. 중심에는 2루의 안정이 필요하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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