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돌파구·공조 과시 관건…한·미 정상회담 의제 및 전망은? [뉴스분석]

다음달 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변함없는 한·미동맹과 대북공조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의미가 크다. 이 때문에 회담에 앞서 대북관계는 물론이고 한·미 관계를 둘러싼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만한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는 16일 정상회담 일정을 공개하며 △한반도 비핵화 △한·미동맹 강화 방안이 주요 의제라고 밝혔다. 하노이 회담 후 각종 저강도 도발을 진행 중인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정상이 머리를 맞대고 의견조율을 할 것이란 얘기다.

 

한·미는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신중하게 대처하는 ‘로키’를 유지하며 일단은 상황 악화를 차단했지만, 그 뒤로 뚜렷한 해법을 찾지는 못하고 있다. 한·미 정상 차원에서 북한 대응전략을 새롭게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주목되는 부분은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모종의 메시지를 건넬 것인지다. 지난달 미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의) 입장을 파악한 뒤 알려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은 북한이 자신들의 요구사항과 입장을 자연스럽게 한·미에 밝힐 수 있는 적기인 셈이다. 그동안 문재인정부는 4차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대화 재개를 수차 요청했으나 지금까지 북한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미동맹의 확고함을 보여주는 것 역시 이번 정상회담의 과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첫 회담을 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방북을 통해 북·중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다. 북한이 동맹국들과의 관계확대로 협상 지렛대를 키워가는 상황에서 한·미 역시 공조를 재확인해 김 위원장의 행보를 견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일 관계에 비해 한·미 관계가 다소 소원하다는 우리 내부의 시각도 해소할 필요가 있다. 한·미 정상회담을 발표한 이날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가 얼마나 긴밀한가를 봐주면 좋겠다”고 한 것 역시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날 청와대와 백악관의 정상회담 브리핑에서 핵심 표현의 차이가 드러난 것은 불안한 대목이다. 백악관은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라고 적시했으나 청와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밝혔다. FFVD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통화에서 의견일치를 본 것이다. 일각에서 ‘촉진자’인 우리나라와 ‘빅딜론자’인 미국 사이에 입장차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길에 우리나라를 잠깐 들르는 정도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청와대는 “표현이 다른 것은 그 나라 사정에 따라 다른 것으로 이해해달라”며 “(회담 시기 역시) 지금은 G20 즈음이라는 것만 말할 수 있고, (회담의 격이 국빈, 공식, 실무 방문 중 어느 급인지도) 양국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hjunpark@segye.com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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