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상철호 철학 ‘잔류하려는 자, 프로의 무게 견뎌라’

[스포츠월드=인천 김진엽 기자] “프로는 프로다워야 한다.”

 

인천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은 유상철 신임 감독이 선수단을 만나 가장 강조한 부분이다. 그라운드에서 100%를 발휘할 수 없는 선수는 프로가 아니라고 못 박았다.

 

인천은 사령탑을 바꿨다. 욘 안데르센 감독과 결별한 뒤 임중용 수석코치에게 임시로 대행직을 맡겼고, 지난 14일 유상철 감독을 제9대 정식 지휘봉을 건넸다. 유 감독은 성공한 지도자라고 보기 어려운 커리어를 가지고 있다. 선수로서는 훌륭했지만, 은퇴 이후 대전시티즌과 전남드래곤즈 등을 맡으면서 이렇다 할 업적은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는 게 인천의 뜻이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화합’으로 다잡을 적임자로 유 감독을 낙점했고, 전폭적인 신뢰할 계획이다. 당사자의 각오도 남달랐다. 15일 처음 선수단과 만난 자리에서 유 감독은 “지난 일들이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 경험이 됐을 것”이라며 “자신 없다고 하면 선수들도 날 신뢰하지 못할 거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잘 준비해 구세주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인천의 반전을 정조준했다.

 

물론 인천의 분위기 전환은 감독 혼자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감독은 안내자일 뿐, 결국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이 꼬일 대로 꼬인 실타래를 직접 풀어야 한다. 그래서 유 감독은 “프로는 프로다워야 한다. 각자 몸 관리를 잘하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 축구인이 “선수의 잔부상은 자기관리가 안 됐다는 뜻이다”고 짚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실제 이번 시즌 인천 선수 몇몇은 프로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경기 도중 심각하게 다친 것이 아닌 관리 소홀 때문에 생긴 잔부상에 100%를 발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수들이 완벽하지 않으면 제아무리 뛰어난 전술, 전략을 갖고 와도 제대로 효과를 보기 어렵다. 기본부터 다잡겠다는 게 우선이다.

 

유 감독은 K리그1 생존을 넘어 ‘잔류왕’이라는 꼬리표까지 떼겠다는 야심을 보였다. 목표가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선수들이 나와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으면 열심히 뛸 것”이라는 유 감독의 말은 단순 농이 아니다. 1부 무대에 잔류하려는 자는 프로라는 무게를 견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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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천유나이티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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