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를 무너뜨린 거짓말’…김호철 감독, 1년 자격정지 중징계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거짓말은 결국 신의를 무너뜨렸다.

 

김호철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년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배구협회는 19일 긴급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개최, 대표팀 감독 재임 중 프로팀 OK저축은행과 감독직을 협상한 김철호 감독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다. 그 결과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 제25조 제1항 제5호 ‘체육인으로서의 품위를 심히 훼손하는 경우’를 적용해 1년 자격정지(중징계)를 결정했다. 징계는 같은 규정 제36조 제1항에 의거 그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김호철 감독은 지난 2월 대표팀 전임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그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자대표팀의 결승행을 이끌기도 했다. 임기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문제는 최근 차기 사령탑 물색에 돌입한 OK저축은행에 감독직을 먼저 제안한 사실이 밝혀진 것. 대표팀 전임감독 재임기간에는 프로팀 감독직을 맡지 않겠다는 약속을 스스로 어긴 셈이다. OK저축은행은 김호철 감독의 제의를 받고 2~3차례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구 레전드’의 추락이다. 김호철 감독은 한국배구가 낳은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이다. 선수 시절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과 함께 최고의 ‘컴퓨터 세터’로 이름을 날렸으며, 지도자로서의 경력도 화려했다. 하지만 전임제 대표팀 감독보다는 프로팀 감독이 더 탐났던 것일까. 이번 사태를 접한 많은 이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배구협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국가대표팀 운영 전반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여 대표팀 운영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호철 감독은 1년 자격정지 결정에 불복해 상위 단체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받아들이면 대표팀 감독직이 박탈된다. 배구협회는 체육회 재심 청구 등 상황을 지켜본 뒤 김 감독이 결과를 받아들이면 새 감독 선임 등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2022년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남자배구대표팀은 다음달 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 담금질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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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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