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섬 즐비… ‘한국의 갈라파고스’ 태안으로 떠나요

[태안=글 사진 전경우 기자] “관광버스가 끝없이 밀려 왔었죠.” 박은서 해설사가 말해준 충남 태안의 ‘리즈시절’은 2000년대 초반이다. 2001년 12월 21일 서해안 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 수도권에서 관광객이 쏟아져 내려왔다. 안면도 꽃지 해변을 둘러보고 꽃게장에 입맛을 다시던 관광객들은 이내 바다 너머로 시선을 돌렸다. ‘섬’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매력은 유람선을 관광객으로 가득 채우는 원동력이었다. 낚싯배도 여기 가세해 114개 보석 같은 섬으로 사람을 데려다줬다. 1978년부터 시작된 안흥항 유람선의 역사 중 가장 빛나던 시절 이야기다.

돈이 넘쳐나던 시절은 오래 가지 못했다. 2007년 유조선 기름유출 사고와 해외여행 붐이 겹치며 관광객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그리고 10여년이 또 지났다.

2019년 봄, 태안 섬으로 떠나는 여행객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안흥항과 신진도항에서 출발하는 배 중 고를 수 있어 일정이 한결 수월해 졌다. 승선절차와 안전교육은 예전보다 대폭 강화됐다. 허가 없이 들어가지 못하는 섬도 많아졌고, 국립공원 지정 구역에서는 담배도 피우지 못한다. 흥청망청 분위기보다 여유롭게 자연을 즐기는 분위기가 어느새 정착됐다.

보물이 잠겨 있다는 청자빛 바다는 여전히 아름답다. 모든 것이 적당한, 안온한 상태로 여행자를 반긴다.

▲등대

섬 옹도

옹도는 태안 섬 여행의 메카다. 신진도항과 안흥항에서 출발한 관광객은 대부분이 이 섬을 찾는다. 1907년 옹도 등대가 세워지고 100여년간 외부인의 발길이 닿지 않았다. 등대의 불빛은 35~40km 거리에서도 육안 식별이 가능하며 주로 대산, 평택, 인천항을 입출항하는 선박들이 서해안 항로를 따라 이곳을 거쳐 지나간다. 2007년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등대 16경에 포함되었고, 지난 2013년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안흥항에서 약12km 떨어져 배를 타고 약 30분가량 걸리는 용도는 그 모양이 마치 옹기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0.17㎢의 아담한 충남 유일한 유인 등대섬이다. 섬 곳곳에 용도를 상징하는 옹기 조형물이 많다. 이곳에는 등대를 지키는 등대원만이 살고 있어 등대지기 동요가 절로 떠오른다.

섬 동쪽으로는 단도와 가의도, 목개도, 정족도가 보이고 서쪽으로는 난도, 궁시도, 병풍도, 격렬비열도가 장관을 이룬다. 선착장을 따라 등대로 올라가는 산책로에는 동백나무 군락이 밀집되어 있다. 옹도는 들어가는 데 30분 정도 걸리지만, 나오는 길은 주변의 바위섬을 관람하기 때문에 1시간 조금 넘게 걸린다.

▲한국의 갈라파고스, 난도

난도(卵島,일명 알섬)는 바위 반, 갈매기 반으로 이뤄진 작은 섬이다. 옹도에서 망망대해를 향해 1시간 남짓 서진하면 독도와 닮은 4개의 섬이 나란히 서 있는 풍광을 마주한다. 가장 오른쪽에 보이는 섬이 난도다. 경남 홍도와 함께 괭이 갈매기의 서식지로 알려진 난도에는 수만의 갈매기들이 집단 서식하는 ‘한국의 갈라파고스’다. 천연기념물 334호로 지정된 난도는 상륙이 금지된 섬이다. 4월 말부터 번식기를 맞아 이곳에 모여드는 괭이갈매기는 5월 말 경에 이르러 그 수가 절정에 이르는데 많을 때는 무려 2만여 마리의 괭이갈매기가 이 섬을 찾아온다.

괭이갈매기는 우리나라 전 해안과 섬 지방에서 서식하는 텃새로 일본, 연해주남부, 사할린남부, 쿠릴열도남부, 중국연안 등지에서 번식한다. 암컷과 수컷이 똑같이 생겼으며, 몸길이는 약 43㎝이다. 풀밭이나 작은 나무, 그리고 덤불들이 드문드문 자라는 곳에서 둥지를 틀며 둥지는 마른 풀로 만든다. 먹이는 주로 어류, 양서류, 연체동물, 곤충류 등이다. 물고기떼가 있는 곳에 잘 모이기 때문에 어장을 찾는데 도움을 줘 옛날부터 어부들의 사랑을 받았다.

난도를 보려면 안흥항이나 신진도항에서 낚싯배를 빌려야한다. 배를 타고 섬 주변을 돌면 수 만 마리의 괭이갈매기들이 따라오는 압도적인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야생화 가득가득, 가의도

가의도는 태안에서 보기 드문 유인도다. 다른 섬들에도 사람이 있지만, 등대지기나 군인 등이 전부다. 태안에는 가세로 태안군수를 포함, 가씨들이 많다. 가의도는 가씨들이 모여 사는 집성촌으로 유명하다. 이 섬은 안흥항 서쪽 5.5㎞ 떨어진 곳에 있어 접근이 비교적 수월하고 마을이 형성돼 있어 민박이 가능하다. 주변에 펼쳐지는 죽도, 부엌도, 목개도, 정족도와 사자바위, 독립문바위, 거북바위 등이 아름답고, 아담한 백사장도 있다. 가의도는 바다에 떠 있는 야생화 정원으로 유명하다. 봄이면 참자고와 섬분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룬다.

▲육지가 된 이끼섬, 대야도

옛날부터 대야도는 넓은 갯벌과 해초가 많이 붙어 있는 큰 섬이라는 뜻으로 ‘큰대(大)자’에 ‘이끼야(也)자’를 써서 대야도(大也島)’라 불린다. 마을 주변에는 뒷섬, 토끼섬, 모래섬, 닭섬등 무인도가 해안선을 따라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안면도의 부속도서로 ‘섬 안의 섬’ 이었지만 1970년대 간척사업에 의해서 지금은 육지와 연결됐다. 대야도 마을에서는 갯벌체험, 독살체험, 무인도체험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안흥성-안면암 명품 여행 코스

태안의 바다는 고려 시대부터 남쪽에서 걷어들인 도자기 등 공물과 세곡을 운반하는 항로였다. 559.3km 해안선 따라 복잡한 해저지형과 거센 조류는 수많은 난파선을 만들었다. 일명 ‘보물선’이다.

우리나라 해양유물 총 10만여 점 중 무려 2만 5000여 점의 발굴 성과를 올린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리에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이 문을 열었다. 이번은 일부 개관으로, 복원된 조운선 등 전체 완전개관은 올 하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관에서 멋들어진 다리를 건너면 안흥성이다. 근흥면 정죽리 안흥항의 뒷산에 위치한 안흥성은 조선조 제17대 효종 6년(1655)에 축성된 석성으로 둘레 1568m, 높이 3.5m다. 서해안을 방어하기 위해 성을 쌓았으며, 안흥진성이라고도 한다. 정상 부근에 아담한 절집 태국사가 있다. 해탈한 표정의 고양이 한 마리가 여행객을 맞는다.

안면암은 금산사의 말사로 1998년 안면도 바닷가에 지은 절이다. 창건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경관으로 널리 알려져 안면도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부교로 연결되는 구조가 특이하다.

▲목련의 바다, 천리포수목원

천리포수목원은 ‘목련의 바다’다. 지난 12일 개막한 목련 축제가 28일까지 이어진다. '푸른 눈의 한국인'으로 불렸던 고 민병갈(미국명: Carl Ferris Miller)설립자는 목련을 특히나 좋아했다. 지난 40여 년 동안 정성을 쏟아 키워낸 목련은 700여 종에 이르는 품종의 다양함과 아름다움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리나라 1세대 수목원인 이곳은 1970년부터 본격적인 나무 심기를 시작한 수목원은 교육 및 종 다양성 확보와 보전을 목적으로 관련 분야 전문가, 후원회원 등 제한적으로만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가 2009년에 일부 지역이 일반에 공개됐다. 수목원에서 숙박이 가능하다.

<ⓒ스포츠월드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