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섭아 쌔리라!”…원 팀 자이언츠의 중심, ‘손아섭’인 이유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손아섭(31). 그의 이름 석 자가 주는 울림이 크다.

 

롯데 팬 사이에서 회자하는 “손아섭 걱정은 하는 게 아니다”는 말은 과학이다. 그만큼 신뢰가 굳건하다. 손아섭이 올해 시범경기서 타율 0.095(21타수 2안타)로 부진했을 때도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근성과 노력으로 점철된 선수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고민의 흔적은 헬멧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손아섭은 자신의 시선이 가장 자주 닿는 곳에 시즌을 치르며 느낀 점을 적는다. 경기력을 더 빨리, 더 많이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지난해 손아섭은 ‘뒷다리 70 앞다리 30’, ‘힘 빼기’, ‘양쪽 팔꿈치 모으기’ 등을 새겼다. 올해도 이미 여러 문장이 빼곡히 적혀있다. ‘왼 팔꿈치는 들어라’, ‘왼쪽 두 번째 손가락은 세워라(펴라)’, ‘80%의 힘으로’ 등이다.

 

부단한 노력으로 꾸준함을 장착한 손아섭에게 슬럼프란 잠깐의 굴곡이다. 실례로 지난해에도 3월 타율 0.231로 출발했지만 4~9월까지 매달 3할 이상을 치며 반등했다. 최종 타율은 0.329였다. 25일 현재 통산 타율도 0.325로 3000타석 이상 소화한 현역 선수 중 1위, 역대 선수 통틀어 2위에 올라있다. 손아섭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3할 타율, 100안타 이상을 기록했고 2017~2018년에는 20홈런-20도루도 달성했다. 올해는 리그 최초 4년 연속 180안타에 도전한다. 손아섭이 “기복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비시즌 미리 슬럼프를 겪었으니 그 경험을 자양분 삼아 빨리 부진을 털어내겠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이유다.

 

올해는 신임 주장으로 팀도 함께 돌봐야 한다. 손아섭은 “타선의 짜임새가 중요하다”며 “1~9번 타자가 각자 자기 역할을 해줘야 한다. 발 빠르게 뛰거나 장타를 만드는 등 각 타순에 알맞은 활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롯데 투수진이 약하다는 말이 많았지만 동의할 수 없다. 투수들이 가진 구질이나 구속 모두 좋아 잘해줄 것이다”고 동료들을 독려했다. 믿음직스러운 주장의 모습이다.

 

롯데는 올해 캐치프레이즈를 ‘원 팀 자이언츠, V3 2019’로 내걸었다. 손아섭도 시즌 개막 전 “올가을에는 시청자가 아닌 그라운드의 주인공이 되도록 하겠다. 팬분들 기다려달라”고 힘줘 말했다. 그런 그를 보며 롯데 팬들은 올 시즌도 힘차게 외친다. “아섭아, 쌔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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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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