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의눈] 시즌 초반, 심판도 S존 적응이 필요한가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스트라이크 판정에도 적응 시간이 필요할까.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 하나에 경기 흐름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22일 잠실 두산-한화 개막전에서 3-3으로 맞선 8회말 2사 후 한화 좌완 불펜 김범수가 등판했다. 두산은 좌타자 김재환-오재일로 이어 라인업이었기에 전술적 투수교체였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김범수는 초구 볼을 던진 후 2구째 가운데서 바깥쪽으로 들어오는 공을 던졌다. 그러나 주심은 아무런 제스처도 취하지 않았다.

 

김범수와 포수 최재훈은 움찔했다. 그러나 의연하게 다음 공을 던졌다. 같은 코스로 들어왔다. 그러나 주심은 또다시 볼 판정을 내렸다. 김범수는 당황한 듯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2개의 공 모두 중계방송 카메라에는 스트라이크로 잡혔다.

 

갑자기 3B로 불리한 볼 카운트에 몰린 김범수는 무너졌다. 실제 볼넷을 허용한 4구째, 그리고 다음 타자 오재일을 상대로 던진 4개의 공 모두 스트라이크 존에서 완전히 벗어난 공을 던졌다. 무사 1, 2루의 위기에서 한화는 실점했고, 이날 경기에서 패했다.

 

볼 판정은 당연히 현장에서 직접 지켜본 주심이 가장 정확하게 본다. 그래서 주심의 판정을 존중하는 것이 맞다. 심판도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눈에 익어야 할 적응 기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스트라이크 판정은 명확하게 오심이라고 지적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

 

그러나 사소한 볼 판정이라 하더라도 경기 결과에 영향을 주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이날 1B2S가 될 수 있는 상황이 3B이 됐다. 분명 신중하게 접근해야 했을 사안이다. 앞서 경기 도중 이와 같은 코스의 공이 지속해서 볼 판정이 나왔다면, 이렇게 논란이 일어날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지속성에서 문제가 발생했기에 논란도 커졌다.

 

특히 한용덕 감독은 괜한 투수교체 타이밍에 대한 비판을 받아야 했다. 개막을 앞두고 스프링캠프부터 약 2개월 동안 투수진 운용에 공을 들이며 준비한 부분이기에 아쉬움은 더 크다. 투수 김범수 입장에서도 시즌 개막전에서 심리적인 부담을 떠안게 됐다. 투수가 자신의 공에 집중하며 타자와 싸워야 할 판에,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과 씨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 주말 잠실구장에서 열린 개막 2연전은 모두 매진이었다. 전국 5개 도시에서 열린 개막 5경기에서는 11만4028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1일 최다 관중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시즌 초반 야구 열풍의 분위기를 탔다.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경기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선수뿐만 아니라 심판진의 노력과 집중력도 반드시 동반해야 한다.

 

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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