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거짓말 난무하는 버닝썬...추악한 연예계 민낯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조사를 진행할수록 말이 바뀐다. 사실과 다르다던 입장 표명은 거짓말이 됐고, 진실은 여전히 안개 속에 쌓여있다. 앞과 뒤가 다른 추악한 연예계의 민낯이다.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가 세상에 나온 지 약 두 달이 됐다. 지난 1월 28일 빅뱅 출신 승리(이승현)가 운영하던 클럽 버닝썬에서 직원이 손님 김 씨를 구타한 게 사건의 발단이었다. 이후 모바일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 동영상 불법 촬영 및 유포, 성매매 알선, 권력 유착, 탈세, 마약 유통 및 흡입 등 각종 범죄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 사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들은 거짓말과 해명으로 대중 앞에 섰다.

 가수 정준영은 이달 21일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법원에 출석한 정준영은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 평생 반생하면서 살아가겠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경찰에 임의 제출한 휴대전화 세 대 중 하나가 ‘초기화’ 작업을 거친 뒤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시 말해 한 대는 데이터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포토라인 앞에 서서 고개를 숙인 채 사과문을 읽던 모습의 이면에는 증거를 인멸하려는 움직임이 있던 셈이다.

 FT아일랜드 출신 가수 최종훈은 처음부터 거짓말로 대응했다. 3년 전 이태원 일대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는데 이 같은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누군가가 뒤를 봐줬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상황. 최초 보도 당시 최종훈은 소속사(FNC엔터테인먼트)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한 터라, 소속사는 당초 음주운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 어떤 청탁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경찰 조사 결과는 달랐다. 음주운전 단속 현장 경찰관에게 ‘200만 원을 줄 테니 단속 사실을 무마해달라’는 취지의 이야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분도 무직이라고 속였다. 이로 인해 FNC엔터테인먼트 측은 공식 입장을 번복해야 했다. 거짓말에 속은 회사는 졸지에 소속 가수의 범죄 사실을 감싸준 꼴이 됐다. 끝내 “거듭된 번복으로 인해 신뢰가 깨졌다”며 21일 전속계약을 해지했다.

 배우 박한별도 다를 바 없다. 배우자인 유인석 씨는 승리의 사업파트너이자 클럽 ‘버닝썬’ 지분을 소유한 유리홀딩스의 전 대표다. 현재 성매매 알선, 경찰 유착 등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논란이 일었을 때 박한별은 “남편 일은 모른다”고 잡아뗐지만 부부동반으로 경찰 총경과 골프를 친 사실이 밝혀졌다. 결국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까지 받았다.

 

 연예인에게 이미지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가치다. 괜한 의혹이라도 강경하게 대응하는 이유다. 다만 이번 사안은 결이 다르다. 한 차례 거짓 해명이 야기할 결과는 이전 논란들과 차이가 크다. 가치 하락에 대한 두려움과 반발감에 무작정 잡아떼고 볼 일이 아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스포츠월드, 세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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