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의 독한 B다이어리] 한화, 이용규에 더 실망한 까닭은 ‘외부 소통’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이용규(34)는 왜 방출도 감수하겠다는 이야기를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먼저 했을까. 프로야구 한화가 이용규에게 실망한 더 큰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용규 트레이드 요청 파문이 일어난 지 5일이 지났다. 한화는 여전히 “신중하게 판단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며, 육성군으로 내려간 이용규는 여전히 입을 닫고 있다. 애초 논란이 발생한 후 어떠한 입장도, 결과도 달라진 것은 없다. 프로야구는 21일 시범경기를 마무리했고, 22일 KBO리그 미디어데이 겸 팬페스트를 진행했다. 23일부터는 개막 팡파르를 올린다. 이 전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문제를 정리하고 가야 한다.

 

한화가 이번 사안에 대해 강경한 자세로 나오는 이유는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팀 분위기를 흐렸다는 점이다. 봄을 알리며 기대감과 희망으로 가득 차야 할 팀 분위기가 온통 이용규의 트레이드에 쏠려있다. 두 번째는 괘씸죄다. 이 부분은 심각하다.

 

이용규는 지난 11일 한용덕 감독과 면담을 했다. 그리고 15일 구단 프런트와 면담을 요청해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구단은 이용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파악을 했고, 긴급하게 논의에 나섰다. 그런데 당일 밤 바로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이 만천하에 알려졌다.

 

이용규 역시 분명히 입장이 있다. 프로 16년 차 베테랑이 아무 이유 없이 트레이드를 요청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자유계약(FA) 대우나 9번 좌익수를 맡은 역할에 대한 부분은 아니다. 구단은 “9번 타자로 나와도 충분히 옵션 계약을 충분히 이행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9번 좌익수도 스프링캠프부터 준비한 부분이다. 시범경기에서 9번 좌익수로 출전하지 않은 부분 역시 ‘테스트’의 과정이다. 시범경기는 말 그대로 테스트를 하는 단계이다. 프로에서 잔뼈가 굵은 이용규가 이를 모를 리 없다. 마음의 상처가 트레이드 요청에 가장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

구단도 백보 양보해 트레이드 요청한 사안에 대해서는, 그리고 언론을 통해 트레이드 요청 사실을 알린 점도 그럴 수 있다고 인정했다. 구단이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대처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런데 아쉬운 부분은 방출도 감수하겠다는 내용이다.

 

스포츠월드 취재에 따르면 이용규와 구단 프런트와의 면담 과정에서는 방출도 감수하겠다는 내용은 전달한 적이 없었다. 트레이드 요청에 방출을 감수하겠다는 내용의 사실 여부는 중요하다. 방출 요청은 더는 구단과 함께 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사 표현이면, 이것을 외부에 먼저 알렸다는 점은 구단과 내부적으로 대화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야구계 한 관계자는 "이용규 선수를 이해하는 입장에서 분명 서운함과 좌절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트레이드 요청도 오죽하면 했겠느냐"면서도 "단 구단이 선수 본인이 아닌 외부, 특히 언론을 통해 몰랐던 사실이나 다른 내용을 확인하게 되면 ‘아! 선수가 구단과는 더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뜻이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구단이 이용규를 육성군으로 보낸 뒤 선수를 제외하고 구단 내부에서 회의를 진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식적으로 이별을 전제한 회의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만약 트레이드 요청을 내부적으로 해결한 뒤 결과를 발표했다면, 문제가 이 정도로 커지지는 않을 사안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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