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과 아쉬움 공존한 인삼공사, 미래 얻었기에 웃는다

(왼쪽부터)문성곤, 변준형, 박지훈(이상 KGC인삼공사).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문)성곤아. 나와 같이 싸우자.”

 

프로농구 10개 구단은 올 시즌 부상에 울고 웃었다. 팀의 핵심 자원이 다쳐서 이탈한 경우 순위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KGC인삼공사의 플레이오프 도전도 부상에 가로막혔다. 시작은 오세근이었다. 지난 1월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17승14패였는데 기세가 꺾였다. 양희종도 코뼈 수술을 위해 이탈했고, 김승기 감독마저 건강상의 이유로 시즌 중 자리를 비웠다. 변준형마저 15일 오리온전에서 왼쪽 발목이 꺾였다.

 

김승기 감독은 지나간 일을 곱씹기보다 다가올 미래를 응시하고 있다. 수확에 초점을 맞추고 새로운 구상에 돌입했다. 주전 선수들의 연이은 공백을 메워낸 선수들의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어린 선수들이 비시즌에 가파른 성장세를 그려내기만 한다면 일 년 뒤에는 우승에 도전하고, 이듬해에는 우승을 손에 쥐겠다는 계산이다.

 

새로운 도안의 중심에는 문성곤이 있다. 문성곤은 2015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고려대 시절부터 대인방어 능력을 인정받았다. 상대 공격 흐름을 읽을 줄 알아 가로채기도 능하다. 첫 2년간 김승기 감독에 집중 조련을 받은 문성곤은 이후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 1월 말 팀에 복귀했다. 이승현(오리온), 허웅(DB) 등에 비해 주목은 덜했지만 김 감독은 기대를 걸었다.

 

아쉬움도 컸다. 리바운드를 비롯한 수비는 여전했는데 승부처마다 슛이 빗나갔다. 대개 경기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이기에 파급력이 작지 않았다. 김승기 감독은 문성곤과의 면담을 통해 자신감을 북돋아줬다. “결정적인 골밑슛을 놓쳐도 상관없다. 과정의 한 부분”이라고 운을 뗀 김 감독은 “팀의 주축이 될 선수다. (문)성곤이에게 ‘비시즌동안 나와 같이 싸우자’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변준형과 박지훈도 유력마다. 각각 정신적인 부분과 경기 운영면에서 한 단계 올라서야 한다는 계산이다. “오세근과 양희종이 버티고 나머지 세 선수의 실력이 향상된다면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잘해야 할 선수가 잘하면 다른 선수들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 계속 발전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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