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선발카드...2019 KBO리그의 새 흐름 [SW포커스]

[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2019시즌 KBO리그 마운드에 ‘1+1 선발’ 바람이 불어든다. 

 

올 시즌 시범경기 각 팀의 선발 라인업에는 기존 클린업트리오 자리를 지킬만한 선수들이 테이블세터로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강한 2번타자’ 트렌드가 타선에 찾아왔다면, 마운드에서는 1+1 선발이 대세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양상문 롯데 감독이 먼저 서막을 열었고, 한용덕 한화 감독까지 대열에 합류했다.

롯데식 1+1 선발은 양상문 감독이 이번 스프링캠프 기간 장고 끝에 찾은 돌파구다. 5선발 경쟁을 펼쳐온 송승준, 윤성빈, 김건국, 박시영을 2명씩 1조로 묶고, 그 조합이 각자 4이닝 안팎을 소화해 한 경기를 책임진다. 이대로라면 조별로 10일 턴을 돌기 때문에 1군 엔트리 등말소 최소 기간과도 맞아 떨어진다. 팀의 입장에서는 유연하게 선수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생긴 셈이다.

한화식 1+1 선발은 적용 범위가 더 확장됐다. 외인 원투펀치 워웍 서폴드-채드 벨 정도만 전력의 상수로 보고, 국내 투수가 채워야 할 3자리 모두에서 2인1조 선발을 활용할 예정이다. 한용덕 감독은 “두 번째 투수는 경험 있는 자원들로 준비시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안영명, 장민재 등 과거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자원들이 후보로 거론됐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파격이다. 최근 메이저리그는 불펜 투수를 그날의 첫 번째로 마운드에 올리는 방식이 유행했다. 이른바 ‘오프너’ 전략이다. ‘선발투수가 최소 5~6이닝은 책임진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뒤집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애초부터 셋업맨에게 1~2회만 책임지고 내려오게 한다는 점에서는 확실한 차이점을 보인다. 

 

사실 1+1 선발은 선발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구단들의 궁여지책에 가깝다. 현재 롯데의 선발진은 브룩스 레일리-제이크 톰슨-김원중-장시환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 그러나 김원중은 젊은 선수 특유의 기복이 있고, 장시환은 올 시즌이 선발 전환 첫해다. 한화 역시 외인 원투펀치 정도를 제외하고는 물음표가 붙는 자원들이다. 김성훈, 박주홍 등 5선발 로테이션에 새로 포함된 토종 투수들의 선발 등판 경험이 거의 없다. 

 

‘육성’에 방점을 찍는 현대 야구의 방향성과도 맞아떨어진다. 양상문 감독은 “5선발을 한 명만 두면 다른 3명이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게 아깝다”며 선택의 배경을 설명했다. “선발투수를 키우려면 오랫동안 기회를 주고 지켜봐야 한다. 초반에 분명 기복이 생길 수 있기에 대비하고 있다”는 한용덕 감독이 그리는 큰 그림도 비슷하다. 성적과 성장을 한꺼번에 잡으려는 우회로에 다른 구단들이 얼마나 뛰어들 지도 올 시즌 주목해볼 만한 관전 포인트가 됐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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