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무비] ‘항거’는 날개달고…‘엄복동’은 쪽박 찬 이유

[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하늘과 땅 차이다. 

 

삼일절 대목을 노렸던 두 작품의 성적표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항거:유관순 이야기’(항거)는 대박을 터트렸고 ‘자전차왕 엄복동’(이하 자전차왕)은 쪽박을 찼다. 두 작품이 상반된 결과를 맞이하게 된 이유는 뭘까. 

‘자전차왕’은 퇴장 수순이다. 지난 12일 37개 상영관에서 43회 상영하며 202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에서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결국 3주 차만에 간판을 떼야 할 상황이다.

 

‘자전차왕’의 몰락의 이유는 뭘까. 영화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에서 승리를 거두며 암울했던 조선에 희망이 됐던 실존 인물 엄복동의 이야기를 그렸다. 하지만 개봉 전부터 개연성이 떨어진 애국심 고취용 시나리오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실존 인물인 엄복동에 대한 무리한 애국 요소를 가미한 점은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특히 주인공 엄복동이 자전거 절도죄로 감옥살이를 한 전력을 애국 운동으로 미화한 점은 대실수였다.

 

뿐만 아니다. 주연 정지훈이 재를 뿌린 점도 있다. 정지훈은 개봉 이틀 전인 지난달 25일 새벽 자신의 SNS를 통해 ‘영화가 잘 안 돼도 좋습니다’ ‘영화가 별로일 수도 있습니다’라는 등 자조 섞인 반응을 내놔 논란이 됐다. 주연 배우로서 경거망동이었다는 비판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실제로 정지훈이 출연한 영화들의 흥행성적은 신통치 못했다. 2006년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해 2008년에는 ‘스피드 레이서’를 통해 할리우드에 도전장을 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결국 체면과 실리 모두 챙기지 못했다. 정지훈, 강소라, 이범수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주·조연급 배우들을 모아놓고 수모를 당했다. 금전적인 손해도 막대하다. ‘자전차왕’은 제작비와 마케팅비를 포함해 15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익분기점을 300만으로 내다봤으나 16만9658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반면 ‘항거’는 승승장구다. 개봉 첫 주인 삼일절 연휴 박스오피스에 1위에 오른 점이 주효했다. 이후에도 줄곧 1위를 이어갔으며 대작 ‘캡틴마블’이 개봉한 뒤에도 2위를 차지하며 꾸준한 관객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기준 누적 관객 수 106만8341명.

 

스토리가 탄탄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만세운동에 포커스를 맞춘 게 아니었다. 수감 이후 8호 방에서 벌어지는 여성 독립 운동가들에 대한 인간적인 고뇌를 담아냈다. 이야기의 힘은 연기파 배우 고아성만으로도 충분했다. 

 

실리도 잡았다. 16억원의 저예산 축에 속했지만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이었던 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j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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