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항거’ 고아성 "모두가 아는 유관순 열사 연기, 부담 컸다"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배우 고아성이 데뷔 이래 가장 힘든 연기를 해냈다. 맡은 역할은 다름 아닌 유관순 열사. 그 누구도 감히 도전하지 못했던 역할이기에 고아성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다른 한편으론 ‘해냈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듯했다. 함부로 연기할 수도, 허투루 표현할 수 없는 인물이기에 고아성은 뜨거운 눈물로 작품을 마친 소감을 대신했다.

27일 개봉한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조민호 감독)는 1919년 3.1 만세운동 이후 세평도 안 되는 서대문 감옥 8호실 속, 영혼만은 누구보다 자유로웠던 유관순과 8호실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3.1 만세운동 1년 뒤를 다룬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그동안 다룬 적 없는 이야기를 스크린에 펼쳐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달랐다.

 

극중 유관순 열사 역을 맡은 고아성은 싱크로율 높은 연기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 시절 유관순 열사가 스크린에서 환생한 듯, 이목구비부터 강단 있는 눈빛까지 고스란히 재현했다. 덕분에 관객들은 영화 속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었고, 유관순 열사의 진심을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고아성이기에 가능했던, 고아성의 진심이 가득 담긴 영화가 바로 ‘항거: 유관순 이야기’인 셈이다.

먼저 고아성은 유관순 역을 처음 제안받았을 때 “모두가 알고 있는 인물을 연기하려다 보니 부담이 컸다”고 털어놨다. 그는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부분에 대한 것보다, 한 사람으로서 겪고 있는 고민을 건드리는 게 굉장히 어려웠다”며 “유관순 열사를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분의 삶을 한 번도 궁금해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죄송스러움이 컸다. 이번 작품을 통해 유관순 열사의 삶을 조금이나마 경험해볼 수 있어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왜 고아성이었을까. 이 질문에 대해 고아성은 “감히 상상해본 적이 있다. 만약 이 영화가 유관순이란 인물을 다루는 방향성이 강인하고 카리스마를 지닌 리더였다면 내 몫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반면 ‘항거’ 속 유관순 열사는 인간적이고 사람들에게 눈물도 자주 보이며, 자신의 고민을 공유하는 인물이다. 그런 역할을 많이 해왔기에, 내가 맡게 된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결코 쉽지 않은 연기였다. 단순히 서대문 감옥 8호실에 수감된 유관순이 아닌, 갖은 고문 속에 세상을 떠난 유관순 열사의 마지막을 그려야 했기에 힘겨운 장면들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교도관에게 고문을 당하는 장면은 고아성 본인도 감내하기 힘들었다고. 

 

“힘든 장면을 마칠 때마다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고 밝힌 고아성은 “어느 하나 다치는 분 없었고, 큰 사고 없이 마무리할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무엇보다 감독님께서 배려를 많이 해주셨기에, (고문받는 신에서) 온전히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조민호 감독 및 스태프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그러면서 고아성은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용기를 낸 작품이 없었다. 모두가 안 하는 연기를 해냈다는 점에서, 어떤 평가든지 달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며 “호평을 받겠다는 욕심은 없다. 그저 진심만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다가오는 삼일절 연휴, 무대인사를 통해 관객들과 만날 계획이라고 밝힌 고아성은 “우리 영화는 유관순 열사와 8호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배우들은 물론 스태프들까지 똘똘 뭉쳐 영화를 만들었다”며 “분명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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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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