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텔레비전] ‘황후의 품격’, 연장이 최선의 선택이었나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황후의 품격’이 오는 21일 52부작으로 막을 내린다. 당초 기획했던 48부작(30분 기준)보다 4회 연장한 분량이다.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은 시작부터 화제작이었다.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 등 썼다하면 ‘대박’을 터트린 김순옥 작가와 전작 ‘리턴’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주동민 PD의 만남. 거기에 장나라, 신성록, 최진혁, 이엘리야, 신은경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합심했기 때문이다. 

7.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출발한 ‘황후의 품격’은 소폭 시청률 변동을 보이다 12회 10%를 돌파했다. 그리고 14회 이후 줄곧 두 자리 수 시청률을 유지했다. 최고 시청률은 17.9%(24회)까지 치솟았다. 경쟁작 tvN ‘남자친구’의 결방 효과를 봤다는 의견도 있지만, 현재도 15%에 가까운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정 시청층이 유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탔일까. 폭풍 전개 속에 실망감도 커졌다. 

 

먼저 폭력성과 선정성 문제다. 지난 1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황후의 품격’에 법정 제재인 ‘주의’를 내렸다. “과도한 폭력 묘사 및 선정적 장면에 대한 지적에도 이를 ‘15세 이상 시청가’ 등급으로 방송했다”는 것이 이유다. ‘황후의 품격’은 첫 회부터 과한 설정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황제 이혁(신성록)과 민유라(이엘리야)의 노골적인 스킨십이 계속됐고, 태후(신은경)는 민유라에게 겁을 주기 위해 일명 ‘시멘트 고문’을 감행했다. 지난주 방송분에서는 분노한 이혁이 황후 오써니(장나라)를 찾아가 강제로 입을 맞추는 장면이 방송돼 누리꾼들의 지탄을 받았다.

그리고 ‘황후의 품격’을 둘러싼 가장 뜨거운 논란은 다름아닌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 문제였다. 지난해 12월 ‘황후의 품격’ 스태프들은 ‘근로시간 미준수’와 관련해 SBS 및 제작사를 고발했다. 이들이 공개한 촬영일지에는 짧게는 12시간부터 길게는 29시간 30분까지 근로시간이 기록돼 있었다. SBS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이번을 계기로 근로 시간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촬영현장 개선 여부는 미지수다. 

 

마지막으로 남자주인공 최진혁의 연장 불참이다. 천우빈(나왕식) 역을 맡은 최진혁의 연장 불참 소식이 전해졌고 SBS 측은 “14일 48회 방송분을 마지막으로 왕식과 우빈역을 맡은 최진혁 씨는 모든 촬영을 마쳤다. 스케줄상 20일과 21일 방송분에는 출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소속사 측은 예정되어 있던 해외 일정상 연장 방송분에는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남자주인공이 빠진 연장이라니 아이러니 한 상황이다. 악행을 일삼던 황실을 향한 오써니, 나왕식의 복수극이 ‘황후의 품격’의 주된 내용. 최진혁이 어느 정도의 전개까지 관여할 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남자주인공 없이 극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동안 ‘황후의 품격’은 얕은 서사로 인물의 성격이 180도 바뀌는 것은 물론 인물의 죽음, 부상까지 순식간에 일어났다. 시청자들을 충격과 공포에 몰아넣는 ‘반전’이라고 보기엔 그 정도가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반전을 위한 반전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닌 모양새였다. 결과적으로 타사 32부작 드라마와 비교했을 때 52부작은 꽤 긴 호흡이었다. 그럼에도 자극적인 사건이 끊이지 않았고, 시청자들의 시선을 끄는 것은 성공했다. 그러나 작품성, 완성도의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회 방송을 남겨두고 있는 ‘황후의 품격’의 마무리가 어떻게 지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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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계일보DB,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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