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성 잡아라"… 건강기능식품 출시 봇물

정관장 '화애락' 등 꾸준한 인기 / 식품·제약 이어 뷰티업계도 관심

[정희원 기자] 최근 뷰티·식품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소비자층은 ‘루비족·영포티’(젊고 아름다운 40~50대 여성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중년여성은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핵심 구매 소비자다. 과거에는 ‘가족’을 위해 영양제를 구입했다면, 이제는 보다 젊게 살아가기 위해 ‘본인’을 위해 건기식을 소비하는 분위기가 더해졌다.

특히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은 여러 증상들로 인해 고통받기 십상이다. 얼굴은 젊어 보이더라도 안면홍조·발한·수면장애 등으로 고생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수요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내추럴엔도텍이 ‘백수오 궁’으로 ‘대박’을 친 이후 수많은 기업들이 갱년기 여성을 타깃으로 한 제품들을 속속 선보였다.

정관장이 갱년기 여성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 ‘화애락’도 강세다. 2003년 출시된 화애락은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판매되다가, 2015년 본격적인 광고 이후 현재까지 매년 매출 성장폭이 증가세다. 이를 젤리스틱으로 만든 ‘화애락 이너제틱’은 30대 여성까지 아우르고 있다. CJ제일제당도 최근 ‘포에버퀸’ 브랜드를 공개하며 여성 갱년기 건기식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국내 여성 갱년기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12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식품·제약 업계뿐 아니라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뷰티 기업에서도 갱년기 여성을 대상으로 상품개발에 한창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이너뷰티 브랜드인 ‘바이탈뷰티’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과거부터 주요 백화점 식품매장·아모레퍼시픽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며 인지도를 확대한 덕분이다.

또한 앰풀 타입의 갱년기 증상 완화 건기식 ‘자음보액’을 내놨다. 2002년 경희대 한의대와 공동연구로 개발한 여성용 홍삼환 ‘자음보’에서 출발한 제품이다. 기존 정제·캡슐·액상파우치 타입을 넘어 간단하게 섭취할 수 있는 액상 앰풀 타입으로 차별화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자음보액’은 4050 여성 사이에서 인지도가 쌓이고 있다”며 “설화수에 대한 신뢰가 높고, 아모레퍼시픽의 방문판매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스스로 구입하거나, 젊은 여성은 예단 선물에 추가하기도 한다”고 했다.

LG생활건강은 건기식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 회사도 갱년기 여성을 위하 제품 개발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하반기 이화여대와 손잡고 폐경기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건강기능식품 육성에 본격 나섰다.

이대 연구팀은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LG생활건강의 갈화진피복합물 건기식의 폐경기 완화 효과를 확인하는 ‘갈화진피복합물의 갱년기 여성건강 개선효과 및 안전성 확인을 위한 인체적용연구’에 나선 바 있다. 연구팀은 중등도 이상의 갱년기 증상과 안면홍조가 나타나는 45~60세까지 폐경 이행기 및 폐경기 여성 84명을 대상으로 해당 식품이 갱년기 여성건강과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있다.

대상자들은 갈화진피 복합물 시험식품 또는 대조식품을 1일 1회 3캡슐을 12주간 섭취하고 있다. 시험완료예정일은 오는 4월이고, LG생활건강이 연구비를 지원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아직 시험단계일 뿐 당장 갱년기 여성을 위한 건기식 출시계획이 잡힌 것은 아니다”며 “향후 연구결과와 시장상황에 따라 제품화 여부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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