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마드모아젤S, “100년 전 파리, 낭만 가득한 음악이다”

[글·사진=전경우 기자] ‘힙스터의 성지’ 성수동에서 펼쳐진 ‘마드모아젤 S(Mademoiselle S)’의 공연은 마법과 같았다. 아코디언의 처연한 음이 공간을 가득 채우며 ‘마법’은 시작됐다. 와인잔을 기울이던 관객들은 베이스와 기타의 울림, 드럼의 비트를 따라 100년 전 파리의 어느 골목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비밀스러운 카바레의 문이 열렸다. 

 

실력파 재즈뮤지션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5인조 밴드 ‘마드모아젤 S(Mademoiselle S)’는 최근 첫 앨범 ‘나이트 앳 더 카바레(NIGHT AT THE CABARET)’를 내놨다. ‘마드모아젤 S’는 프로젝트 탱고 그룹 라벤타나의 리더인 아코디언 정태호를 중심으로 영화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는 베이시스트 황인규, 기타리스트 & 프로듀서 이동섭, 프랑스 유학파 드러머 김윤태, 30년 차 남성 재즈 보컬 최용민이라는 막강한 멤버들이 모였다. 

 

‘마드모아젤 S’의 음악은 20세기 초 유럽으로 건너간 재즈와 그 당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유럽의 음악을 선보인다. 마드모아젤 S (Mademoiselle S)는 불어로 ‘숙녀’를 뜻하는 마드모아젤과 영문자 ‘S’를 합친 이름으로 S의 뜻은 “상상하기 나름”이다. 지난 1월 18일, 성수동 포지티브 제로 라운지에서 공연을 앞둔 마드모아젤S를 만나 재즈 이야기를 들어봤다. 

 

마드모아젤 S 멤버들이 공연 시작 전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드모아젤 S는 언제 결성했나.

 

“3년 정도 됐다. 재즈클럽에서 서로 좋아하는 곡을 연주하고 공유하는 형태로 계속하다 작년 10월 첫 음반을 냈다. 록이나 다른 장르 밴드처럼 딱 뭔가 정해져 있지 않고 잼 세션을 많이 한다. 유럽 오래된 음악을 찾아내 라이브로 연주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주제가 있다면 빈티지, 레트로, 그리고 벨에포크 시대같은 19세기 말~20세기 초반 유럽 음악이 우리 이미지다. 밴드 이름은 리더 정태호가 지었다.”

 

-이름은 어떤 의미인가.

 

“반어적인 표현인데, 우리는 멤버 중 여자가 한 명도 없다. 걸스데이, 소녀시대 이런 건 너무 뻔한 이름 아닌가. 불어로 지었는데 사실 불어를 모른다. 고등학교 때 이상의 시에서 처음 이 단어를 봤는데 뜻 모를 때도 어감을 참 좋아했다. S는 각자 생각하시면 된다. 신낭만주의 20세기 초. 그 당시를 대변하는 단어 아닐까 싶다.”

 

-최근 국내 재즈 신 동향은.

 

“최저임금은 10년새 몇 배가 올랐는데 페이는 깎인다. 15년 전과 변한 게 없다. 2000년대 초반 클럽도 많이 생기고 사람들이 재즈를 듣기 시작했는데, 그때 비해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재즈클럽은 없어지는 곳 무수히 많다. 가장 오래된 곳은 야누스, 올댓재즈 정도다. 야누스는 지난해가 40주년이다. 1세대 박성현 선생님이 사명감 가지고 운영하다 어려워서 잠시 닫으셨는데 후배 뮤지션들이 같이 인수해 디바 야누스라는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뮤지션 숫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실용음악과가 많이 생겨서 그런 것 같다. 음악이 다양해 졌고 개성 있는 팀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이쪽 클럽에 있다가 다른 클럽 가면 그 연주자를 또 봤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유학파가 선보이는 직수입 음악과 토종 1세대 재즈는 뭐가 다른가?

 

“유학을 다녀온 친구들은 아무래도 체계적 진보적이다. 그런데, 1세대 보면서 느끼는 것은 말로 표현 못 하는 감동이 있다는 것이다. 마치, 엄마가 불러주는 노래 같다.”

 

“나이가 들면 표현 가능한 것이 많아진다. 1세대 선생님은 국내파 해외파의 차이가 아니라 삶의 경지가 다른 거다. 당해낼 수 없는 공력이다. 큰 틀에서 재즈는 같다. 해외파는 학문적으로 습득하고 이론적인 접근이 강하고 국내파는 감성과 감각 면에서 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맞는 부분이 있다.”

 

-마드모아젤 S는 몇 세대인가.

 

“애매하다. 음악을 같이 공감하고 같은 감성을 갖고 있으면 동 세대 아닌가?”

 

-관객층은 어떻게 달라졌나.

 

“예전 관객층은 일부 마니아들이었다. 지금은 외국에서 공부한 연주자가 많아서 음악이 다양해졌다. 예전에는 미국풍 재즈가 주류를 이뤘다. 관객들도 각각의 취향을 확실히 갖고 듣는다. 좋은 현상이다.”

 

'마드모아젤 S(Mademoiselle S)'의 첫 앨범 '나이트 앳 더 카바레(NIGHT AT THE CABARET)'

-유럽풍은 뭐고 미국풍은 뭔가.

 

“재즈는 미국에서 만들어져서 유럽으로 건너가 다른 음악이 되었다. 감성이 다르다. 조금 더 클래식한 음악이 주류를 이루던 유럽으로 미국 연주자들이 넘어가면서 흑인 음악, 블루스라든지 이런 것이 유럽에서 또 다른 음악이 됐다.”

 

-음반 이야기를 해달라.

 

“이번 음반은 20세기 초반 융성기의 다양함을 보여준다. 다른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많은 생각을 하고 만든 음반이다. 1번~7번 트랙은 취지에 맞춰 8번은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영화 ‘카오산 탱고’ OST ‘그대 곁에 지금’)을 넣었다. 예전에는 각개전투로 모였다 흩어졌다 했는데 요즘은 재즈뮤지션들이 내는 음반이 많아졌다. 음반사 입장에서는 돈이 안 된다. 그래도 사명감 가지고 하는 분들과 레이블은 분명히 있다. 다 좋아서 하는 것이다.”

 

-다른 나라 재즈 신은 어떤가.

 

“이웃 일본은 마니아의 나라, 세계 2위의 음악 시장이다. 일본 재즈가 두드러지지 않지만, 시골 촌구석에 가도 재즈클럽이 있을 정도로 저변이 넓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많은데 생활로 정착된 것이다. 미국은 황금기 지나고 클럽 숫자도 줄어들었지만 재즈가 약해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재즈뮤지션으로 살면 뭐가 제일 재미있나.

 

“끝나고 술 먹는 거?(웃음) 무대에서 연주자들의 연주가 달라지는 것을 들을 때가 재미있다. 많은 장르 중에 본인의 성격이나 생각을 하자 필터링 없이 드러난다. 저는 베이시스트지만 다른 베이시스트가 오면 팀의 성격이 바뀐다. 순간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다. 교감이 있을 때 희열이 가장 크다. 폼나는 음악 아닌가? 사람이 멋있어진다. 성취감도 있고.”

 

-뭐가 제일 힘드나.

 

“돈이 제일 힘들다. 끝이라는 게 없어서 어렵다고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다. 어렵다면 어렵고 힘들다면 힘든 거다. 재즈클럽 공연은 장단점이 있다. 연주자들의 고향 같은 곳이다. 라이브 클럽 문화가 재즈에서는 정말 중요하다. 격식 있는 공연장보다 훨씬 자유롭다.”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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