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체육회장, 진천 선수촌 ‘음주 사고’ 묵과했다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이기흥(64) 대한체육회장이 진천선수촌 음주 사건에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이 사실을 숨겼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술자리에 유도 국가대표팀 코치가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한민국 체육계가 발칵 뒤집혔다. 그동안 숨겨왔던 체육계 성폭행 사건이 속속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빙상 종목을 시작으로 유도, 태권도, 정구까지 성폭행 혐의의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국가적 문제로 번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대대적인 개혁을 주문했다.

 

이번 ‘성폭행 게이트’의 핵심은 권력 구조에 있다. 지도자가 권력을 앞세워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저질렀다. 그리고 그 지도자는 ‘권력 구조’ 속에서 당당하게 살았고, 피해자만 지옥 속에서 보내야 했다.

 

이 책임은 이기흥 회장에게 있다. 그동안 곪아 터지고 있는 체육계 문제를 방치하고 방관했다. 진천선수촌 음주 사고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9월 진천선수촌에서는 음주 사고가 터졌다. 복수 종목의 지도자들이 선수촌 숙소에서 술을 마셨다. 스포츠월드 취재 결과 대한체육회는 이 사건에 대해 관리자에 대한 아무런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선수촌 내 술자리에는 최근 성폭행 사건으로 발칵 뒤집힌 유도의 국가대표 코치도 있었다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대한유도회는 이 코치를 자체 징계하고 이를 대한체육회에 보고하는 형식으로 사건을 일단락했다. 이기흥 회장이 이를 보고받았다면 선수촌 관리자에 대한 징계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다. 진천선수촌장을 시작으로 관리자에 대해 최소 ‘엄중 경고’라도 내려야 했고 선수촌 내 음주 실태에 대한 전수 조사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기흥 회장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앞서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는 선수촌 내에서 고통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선수촌 관리가 이처럼 허술하고, 이후 관리자에 대한 징계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체육계 병폐를 바로 잡지 못한 것이다. 피해를 본 선수들은 한목소리로 “가해 지도자 또는 임원은 어차피 징계를 받아도 다시 돌아온다.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결국 피해 선수”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제 식구 감싸기식’으로 임원 관리자 지도자를 관리하기 때문에 한국 체육이 썩어 문드러졌다.

 

이기흥 회장은 진천선수촌 음주 사고에도, 이번 성폭행 게이트에도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허울뿐인 말과 형식적인 사과만 하고 있다. 이기흥 회장에게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능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

사진=세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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