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올해도 '물류 덩치 키우기'

'로켓배송' 구매 한도 없애고 상품 전체 무료배송

[정희원 기자] 쿠팡이 올해도 ‘물류 덩치 키우기’에 주력한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주도하는 비전펀드로부터 2조2500억 원을 투자받은 뒤, 상당 부분을 물류 확장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투자 유치 당시 김범석 쿠팡 대표는 “수혈받은 비용으로 물류, 데이터, 결제 플랫폼 등 쿠팡 서비스 전반을 혁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의 이 같은 전략은 위메프·티몬 등 다른 이커머스 업체와 대조된다. 경쟁사들은 오히려 물류규모를 축소하는 등 오프라인 활동비용을 줄이고 있다. 올해 영업손실·당기순손실을 개선한 위메프는 올해 초 신선식품 물류냉동시설을 정리했다. 위메프는 배송을 외주로 돌리고 제품 가격 경쟁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경쟁사들의 ‘콤팩트’한 경영방식에 비해 끊임없이 물류확장에 나서는 쿠팡의 행보에 의아해하는 사람도 많다. 업계 관계자들은 “쿠팡의 ‘물류집착’은 자사 정체성과 떼려야 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쿠팡을 상징하는 단어는 단연 ‘로켓배송’이다. 로켓배송은 쿠팡 전체 매출 가운데 80~90%를 차지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1일 배송 시스템이 가능한 것은 기술과 인프라에 투자한 덕분”이라고 했다.

쿠팡은 현재 서울 장지, 인천, 경기도 덕평, 광주, 경북 칠곡 등에 물류센터 10여곳을 운영 중이며, 물류센터의 총 면적만 축구장 151개 넓이인 100만㎡에 달한다. 쿠팡 측은 “이커머스 업체 중 물류센터 규모는 압도적인 1위”라고 강조했다.

로켓배송의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하루에 배송되는 로켓배송 상자는 약 100만 개에 달하고, 쿠팡의 자체 배송량은 국내 택배업체 기준 2위 수준까지 올라왔다.

쿠팡은 앞으로도 판매 상품 개수·판매자 리스트를 늘린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 경기도 고양시 신규 물류센터 운영을 예정하고 있다. 고양 신규 물류센터는 판매 상품 입고부터 재고 관리, 포장, 출하, 배송까지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쿠팡의 ‘풀필먼트’ 사업 요충지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쿠팡에게 물류 확장이란 ‘지속적인 투자’를 위한 비장의 카드이기도 하다. 그동안 쿠팡은 로켓배송 등 참신한 물류서비스 구축 후 세쿼이아 캐피탈, 블랙록,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투자받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물류센터의 덩치를 키우는 것은 미국의 아마존, 중국의 알리바바 등 물류를 바탕으로 하는 상거래 회사가 성공하는 것을 보고 같은 모델을 적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며 “특히 아마존조차 보유하지 못한 상품 직배송 서비스를 돕는 ‘쿠팡맨’을 도입하고, ‘로켓배송’ 등 당일배송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아 투자받아온 만큼 쿠팡의 물류확장은 지속적인 투자유치를 위한 무기 중 하나여서 이런 전략을 없애지는 않을 것”라고 말했다.

쿠팡은 새해에도 물류확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시도에 나선다. 우선 ‘로켓배송’ 상품 구매 한도를 최근 없앴고 무료배송을 전체 상품으로 확대한다. 또한 신선식품을 새벽에 배송하는 ‘로켓프레시’ 지역을 넓히고, 식음료 사전주문 서비스 ‘쿠팡이츠’ 시범운영 등 신규 서비스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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