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범블비’,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정점을 찍다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트랜스포머’ 시리즈 사상 최고의 작품이 탄생했다. 감동과 재미를 모두 잡은 탄탄한 스토리, 보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의 향연이 스크린을 꽉 채우고도 남았다. 단언컨대 ‘트랜스포머’ 시리중 가장 품격있는 영화이자, 웃음과 스케일 그리고 감동까지 다 잡은 웰메이드 블록버스터로 기억되기에 충분했다.

 

영화 ‘범블비’(트래비스 나이트 감독)가 17일 서울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범블비’는 특별한 이름을 지어준 찰리와 모든 기억이 사라진 범블비가 그의 정체와 비밀을 파헤치려는 추격을 받기 시작하면서 펼쳐지는 초대형 스펙터클을 그린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첫 스핀오프 작품으로, 팬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범블비의 솔로 무비란 점에서 개봉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할리우드 라이징 스타인 헤일리 스테인펠드가 범블비에게 이름을 지어준 특별한 존재인 찰리 역을 맡았고, ‘메이즈러너’ 시리즈의 딜런 오브라이언이 범블비의 목소리를 연기해 풍성함을 더했다.

 

‘범블비’는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을 알릴 주인공으로 제격이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에서도 유독 마니아층이 두터운 범블비는 볼수록 사랑스럽고 정겨운 캐릭터로 그려졌다. 전쟁에선 용맹하기 그지없지만, 찰리 옆에 있을 땐 순수한 소년 같은 모습으로 그려져 보는 내내 눈을 즐겁게 했다. 마치 로봇 소년과 인간 소녀의 우정을 다룬 것처럼, 차갑고 딱딱하기만 한 로봇을 감성적이고 따뜻한 색채로 그려냈다. 범블비의 눈만 봐도 그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질 만큼 디테일한 연출이 돋보였다.

 

지구에 온 범블비의 사연도 흥미로웠다. 디셉티콘과의 전쟁에서 위기에 몰린 옵티머스 프라임의 임무를 갖고 지구에 온 범블비가 낡은 비틀로 변신해 찰리를 만나고,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을 무척 흥미롭게 그려냈다. 그동안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스토리보다 스케일에 치중했다면, ‘범블비’는 스토리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그에 걸맞는 스케일을 더해 균형감을 잡았다. 무작정 때려 부시고 도시를 초토화시키는 ‘트랜스포머’ 시리즈와는 달리, 이야기가 있고 그 위에 감동과 유머를 더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중국자본의 영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기에, 신선했던 초기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다시 만난 듯했다.

 

믿고 보는 블록버스터답게 스케일도 훌륭했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사이버트론 행성의 모습이 사실감있게 그려졌고, 긴박감 넘치는 전투장면 또한 기존 ‘트랜스포머’ 시리즈보다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특히 이전 시리즈에선 다뤄지지 않은 ‘트리플 체인지’는 ‘범블비’의 핵심 관전포인트. 로봇-자동차-항공기를 넘나드는 화려한 3단 변신이 영화를 보는 내내 시선강탈하게 만들었다.

 

범블비의 파트너 역을 맡은 헤일리 스테인펠드의 연기도 탁월했다. 지금까지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등장한 여배우들이 몸매와 비주얼에 포커스가 맞춰졌다면, ‘범블비’ 속 여성 캐릭터인 찰리는 범블비 못지않게 스토리를 이끄는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구에 온 범블비가 세상에 적응하는 과정, 범블비가 기억을 되찾고 전사로 성장하는 과정, 범블비와 교감하고 소통하며 서로를 치유해주는 과정을 헤일리 스테인펠드의 섬세한 연기로 촘촘하게 그려냈다. 덕분에 기존 ‘트랜스포머’ 시리즈와는 차별화된, 눈이 즐겁고 가슴이 따뜻한 블록버스터로 완성될 수 있었다.

 

끝으로 ‘트랜스포머’ 시리즈와 연결되는 지점들도 놓칠 수 없는 관전포인트.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등장하는 오토봇과 디셉티콘, 정부 비밀기관 섹터7의 존재는 ‘트랜스포머’ 팬들에겐 선물처럼 느껴질 듯하다. 또 피식피식 웃음나게 하는 특유의 유머는 물론 중간중간 등장하는 주옥 같은 노래들이 쥬크박스를 연상케하며 영화를 보는 내내 기분 좋은 웃음을 짓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12월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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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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