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엿보기] 롯데 구승민을 놀라게 한 양상문 감독의 한 마디 “오른쪽 다리가 서야지”

[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오른쪽 다리가 선 채로 나가야지”

 

2018시즌 롯데 불펜진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구승민(28)은 시즌 종료 후 새로 부임한 양상문 감독과 과거에 특별한 연이 없었다. 그럼에도 자신을 훤히 꿰뚫어 보는 듯했던 양 감독의 깜짝 조언은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구승민은 현재까지 양 감독과 직접적으로는 단 세 차례 마주하는 데 그쳤다. 장시간 대화를 나눠볼 기회도 없었다. 감독 취임식과 납회식에서 잠깐 대화를 나눈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감독과의 짧은 대화는 결코 잊지 못할 깨달음을 안겨줬다.

 

구승민은 “감독님께서는 대뜸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아닌 투구 폼을 지적하셨다. 사실 개인적 친분이 없어 덕담으로 대화를 마무리할 수도 있었기에 무척 인상 깊었다”라고 설명했다.

 

양 감독은 구체적으로 오른쪽 다리를 지적했다. 투구 시 오른쪽 다리를 포함해 몸 전체가 조금 더 선 채로 나가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구승민은 “다른 투수와 비교해 오른쪽 다리가 이른바 죽어 있다고 평가하셨다. 이러한 폼으론 공의 위력을 100% 발휘할 수 없다고 진단하셨다. 개인적으로도 인지하고 있었던 부분이라 감독님의 지적에 십분 공감했다. 자세히 지켜보지 않았다면 결코 할 수 없는 지적인데, 감독님께서 이미 팀 내 모든 투수의 분석을 마쳤다는 느낌을 받아 놀랍기까지 했다”며 웃었다.

 

관심 어린 지적을 허투루 넘길 생각은 없다. 구승민은 “환골탈태 수준으로 투구 폼을 단시간에 바꿀 순 없다. 대신 교정을 해볼 생각이다. 감독님께서도 짚어줬기에 변화 없이 던질 수는 없다. 육안상으로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시즌 종료 후 절친한 동료인 김원중, 진명호와 함께 사직과 상동을 오가며 회복 훈련에 몰두했던 구승민은 17일부터 상경해 훈련 강도를 점진적으로 높일 생각이다. “구단 행사만 몇 차례 참석해도 11월이 끝날 정도로, 비시즌의 시계는 빠르게 흘러간다. 연말이지만 휴식을 이야기할 때가 아닌 것 같다”며 마음을 다잡은 구승민의 2019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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