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희의 눈] ‘SKY 캐슬’, 볼수록 공감되네

‘하얀거탑’이란 훌륭한 명작 드라마 이후로 어떤 드라마에게도 관심을 가질 수 없었던 나의 드라마 일편단심에 금이 가기 시작한 명작이 탄생하였으니 그 이름도 찬란한 JTBC의 ‘SKY 캐슬’이다.

 

드라마가 끝난 후 “다음 주까지 어떻게 기다리지?”라는 생각과 함께 “제작진님들 그냥 대충 일주일 지나갔다 치고 다음 화 오늘 방영해주시면 안 되나요??”라고 말하고 싶으니 덕후에 반열에 들어서는 듯하다.

 

이 드라마는 엄청난 매력이 곳곳에 숨어있다. 그 흔한 한류스타와 아이돌스타를 전면에 새우지 않아도 중견배우들과 아역들의 탄탄한 연기력만으로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줬고 놀라울 정도로 빠르고 상투적이지 않은 극의 진행으로 시청률 1%대에서 허덕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공중파 드라마에게 마치 “드라마는 이렇게 만들어야 재밌는 거야”라고 훈계를 해주는 듯하다.

 

이 드라마의 놀라운 매력 중 하나는 공감 능력이다. 요즘 교육 문제의 현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회차에 등장한 한서진(염정아)과 강준상(정준호) 부부의 대사 중 "학력고사 시대랑은 달라요. 지금은 학종(학생부 종합 전형) 시대라고요.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고요. 성적을 조작해서라도 명문대 보내려고 미쳐 날뛰는 세상에, 자소서 대필, 첨삭 다 받는 세상에 다 가진 우리가 왜 안 해야 해요?"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는 숙명여고 사태로 몸살을 앓았던 학생부 종합 전형의 문제점에 대해서 뼈를 때리는 대사들로 이처럼 입시문제의 현실에 기반을 둔 공감대사들이 인기에 한몫하는 듯 보인다.

 

그 밖에도 밉상이지만 밉지 않은 신스틸러들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이 드라마는 과연 주인공이 누구인지 의심이 든다. 신이 바뀔 때마다 그 누구에게나 몰입을 하게 만드니 그 상황에 나오는 사람이 바로 주인공인 듯하다.

 

그리고 이 드라마의 무엇보다도 큰 매력은 엔딩 장인으로 불리며 다음회에 대한 궁금증을 극으로 몰고간 후 크레디트를 올린다는 것인데,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 드라마는 다음회에 이 궁금증을 모두 해결해준다. 미국 드라마에서나 보던 늘어지지 않는 빠른 전개가 속을 후련하게 만든다.

 

하지만 다소 아쉬운 점을 굳이 꼽아 보자면 기존의 한국식 막장 드라마의 길이라 불리는 출생의 비밀 부분을 이번 8화에서 건드려 줬다는 것이다. 과연 이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 갈 것인가에 따라 평가가 극으로 갈릴 것이 분명해 보인다.

 

오랜만에 연기와 연출과 스토리와 공감대가 어우러지는 한편의 멋진 드라마가 탄생한 것 같다. 남은 회차에서 레전드로 남을 드라마로 기억되길 기대해 본다.

 

p.s 쌍둥이 아버지 분량 좀 늘려 주세요 ㅠ

 

개그맨 황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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