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카이 새단장… 필리핀 정부 "한국인 관광객 모십니다"

벵존 차관, ‘필리핀 서울 세일즈미션’ 참석
"내년은 수교 70주년… 200만명 유치가 목표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운영… 환경·관광 양립
쓰레기 투기·흡연·해변서 음주 등 9가지 금지
치안문제도 각별히 신경… 경찰들 꾸준히 훈련"

[정희원 기자] “보라카이의 문이 다시 활짝 열렸습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서 더 오래 머물고 싶은 관광지로 탈바꿈할 것입니다.”

베니토 벵존 주니어(55·Bengzon) 필리핀 관광부 차관이 적극적인 ‘필리핀 관광객 모시기’에 나섰다. 벵존 주니어 차관은 최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 필리핀 서울 세일즈미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벵존 주니어 차관은 필리핀 최대 산업인 관광산업을 이끄는 관광부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이번으로 7번째 방한했다. 그가 한국을 자주 찾는 것은 필리핀 관광객 중 가장 많은 비중(약 25%)을 차지하는 게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연간 160만명 이상의 한국인이 필리핀을 찾는다. 최대 고객인 만큼 필리핀도 정부 차원에서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인다. 필리핀 관광부의 주도로 열리는 ‘필리핀 서울 세일즈 미션’ 행사도 올해로 10회째를 맞았다. 벵존 주니어 차관은 “내년은 한국·필리핀 수교 70주년”이라며 “필리핀 관광산업에서 2019년이 아주 중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필리핀 정부는 내년 한국인 관광객 200만명을 유치하는 게 목표다.

그는 무엇보다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보라카이가 이전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라카이는 환경정비를 위해 6개월 간 폐장했다가 지난 10월 재개장했다. 앞으로 환경과 관광이 양립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는 게 새로운 필리핀 관광 정책의 핵심이다.

대표적으로 보라카이 방문자를 하루 1만9000명으로 제한한다. 이밖에 관광객들이 지켜야할 9가지 규칙이 생긴다. 쓰레기 투기, 흡연, 해변에서의 음주, 애완견 동행 및 선베드·텐트 등 기구 설치, 마약 및 무기류 소지, 플라스틱 및 금속 캔 소지, 백사장에서 상업 용도의 모래성 쌓기 등을 할 수 없다.

관광객으로서는 규제가 너무 강한 것 아니냐는 입장에 대해 벵존 주니어 차관은 “보라카이 폐쇄 및 재개장을 통해 개발과 환경 보호의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보라카이의 최고 자원이라 할 수 있는 자연 환경을 지속가능하게 가꾸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조처”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관광객들이 일시적으로 불편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최고의 자연환경 보존된다면 그 자체가 최고의 여행 경험이 될 것”이라며 “이는 보라카이뿐 아니라 필리핀의 다른 관광지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벵존 주니어 차관에 따르면 필리핀 각 지역의 숙박, 교통, 관광 명소, 여행사 등 관련 산업 종사자들은 정부정책에 동참하며 지속 가능한 관광지를 보존하는데 함께 하고 있다. 최근 보라카이를 방문하는 관광객들도 ‘책임있는 관광객’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한국인 관광객이 치안문제에 불안감을 가진 것을 인지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필리핀 정부와 경찰은 2011년부터 주요 관광지 내 약 4349명의 경찰관을 대상으로 TOPCOP(Tourism-Oriented Police for Community Order and Protection)훈련을 진행하는 중이다. 일종의 관광 경찰 프로그램인 셈이다.

한편, 필리핀 정부는 관광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 개선도 지속하고 있다. 작년 5월에는 푸에르토 프린세사 국제 공항 터미널을 확장했고, 올해 7월에는 막탄 세부공항이 제 2터미널을 개장해 연간 125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공항으로 거듭났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11월 27일 개장한 보홀 팡라오 국제공항은 필리핀 최초의 친환경 공항으로 자연 환기 시스템과 지붕에 태양열 설비를 설치해 공항 에너지 소비량의 3분의 1을 충당한다. 팡라오 국제공항은 탁빌라란 공항 수용 인원의 두 배가 넘는 200만명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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