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추석에도 고향 다녀온 마이크로닷, 사과문 믿을 수 있나?

[제천=전경우 기자] “지난 추석 때도 형제가 다녀갔다.”

 

마이크로닷이 21일 새벽 0시 무렵 사과문을 기습 발표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잠든 시간이었다. 사과문에 따르면 당시 그는 나이가 5살에 불과해 일어난 일들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발생했을 때 사실무근과 법적 대응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정말 아무것도 몰랐을까? 스포츠월드의 취재 결과 마이크로닷 형제와 그의 부친은 충북 제천시 송학면, 어릴적 살던 마을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었다. 20일 제천 현지에서 만난 마이크로닷의 친척 A씨가 당시 사건의 전말을 공개했다. 여러 친척들이 막대한 손해를 봤던 집안의 분란, 모를 수가 없는 인물이다. A씨는 “나는 친척이라 모두 말해줄 수 있다”고 했다. 옆에 있던 주민 B씨 역시 “이덕화랑 고기 잡는 프로 보고 있다”며 “나도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마이크로닷 부친의 친척들은 여전히 마을을 지키며 살고 있다. 친척 여럿이 보증을 서주거나 돈을 빌려줘 큰 피해를 입었지만 핏줄은 어쩔 수 없었다. 친형제 등 가까운 친척들은 여전히 뉴질랜드 현지 마이크로닷의 부친과 연락을 주고 받고 있는 상태다. 

 

A씨는 “지난 추석때도 형제가 다녀갔다”며 “사촌끼리는 연락을 하고 지낸다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마이크로닷의 부친이) 고향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뜻을 전해 들었는데 나는 반대했다”라며 “지금 먹고 살만해졌다고 그냥 돌아와 활개친다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가슴에 못을 두 번 박는 일 아니냐”고 여러번을 강조해 말했다. 그리고 “돈을 모두 갚고 깨끗하게 정리하지 않으면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마이크로닷 부친이 목장을 운영하던 충북 제천시 송학면 목장 일대 모습. 지금은 다른 사람 소유로 넘어간 상태다. 사진=김두홍 기자, 스포츠월드 DB

일부 언론에 따르면 마이크로닷 부친은 실제로 여권을 신청하는 등 귀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사건은 기소중지 상태로 남아 있어 입국 즉시 사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 사건에 대해 경찰은 다시 서류를 들여다보고 있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재수사를 촉구하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당초 법적대응을 운운했던 마이크로닷은 여론이 자신의 생각과 반대로 흐르자, 향후 연예계 생활을 의식했는지 21일 새벽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에서 마이크로닷은 “가족이 뉴질랜드로 이민 갈 당시 저는 5살이었습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사실무근이며, 법적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라며 “그렇지만 입장 발표 후 다른 뉴스 기사들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였고 매우 고통스러웠습니다. 아들로서, 제가 책임져야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한 분 한 분 만나뵙고 말씀을 듣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마이크로닷이 책임져야할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한 것은 백번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사과문에서 밝힌 ‘어려서 몰랐다’는 부분을 생각한다면 진심어린 반성이 있었는지는 강한 의문이 남는다. 

 

동네 사람의 상당수가 사기 피해자이며, 심지어 스트레스로 암까지 걸렸다는 주민도 있다. 그 상황에서 지난 추석에도 고향 체천을 방문했다는데, 그 자리서 마이크로닷 부모의 야반도주 이야기가 전혀 화제에 오르지 않았을까.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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