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현장메모] ‘테니스 스타’ 정현을 만든 의외의 계기, 태권도

[스포츠월드=강남 이재현 기자] 우연한 계기가 ‘테니스 스타’를 만들었다.

 

지난 1월 한국 최초로 호주오픈 4강에 오른 정현(22·세계랭킹 25위)은 단숨에 한국을 대표하는 테니스 스타로 거듭났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테니스를 시작해 맹훈련을 견디고 지금의 자리에 올랐는데, 라켓을 본격적으로 잡게 된 계기는 의외로 태권도에서 비롯됐다.

 

정현은 20일 서울 강남구 빌라드베일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한 해를 갈무리하며 다양한 질문에 답했는데 테니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는 말엔 흥미로운 일화를 공개했다.

 

테니스 지도자로 활동했던 부친 정석진 씨의 영향 탓에 정현은 어린 시절부터 테니스를 놀이처럼 받아들였다. “초등학생 시절, 테니스장은 놀이터나 마찬가지였다. 처음엔 큰 부담 없이 라켓을 잡았다”며 당시를 추억했다.

 

취미로 테니스를 접했기에 다른 스포츠도 곧잘 즐겼는데, 특히 태권도에도 흥미를 보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태권도와의 인연은 오래가지 않았다. 정현은 “사실은 태권도를 재미있어 한 적이 있었다. 열심히 해 빨간 띠까지 획득했는데 이사를 한 뒤 새로 찾은 태권도장에선 ‘흰 띠를 둘러야 한다’는 통보를 받아 그만뒀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긴 싫었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테니스에만 전념해, 테니스 선수로 성장했다. 결과적으로 태권도에서 느낀 아쉬움이 테니스 선수 정현을 만든 원동력이었던 셈이다.

 

반평생을 테니스에 몰두했지만, 오히려 테니스 꿈나무들은 태권도를 그만뒀던 자신과 달리 다른 삶을 살기를 바랐다.

 

정현은 “다시 초등학교 1학년으로 돌아간다면 다른 스포츠나 취미활동을 지속할 것 같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잠도 포기하고 테니스만 한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은 나와 달리 다른 취미 활동도 병행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취미를 포기하고 유명 선수가 됐지만, 성인이 된 현재에도 "취미를 갖고 싶은데, 쉽게 되지 않더라"라던 ‘테니스 스타’ 정현의 유일한 아쉬움은 다소 단조로웠던 유년 시절이었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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