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VIK'으로 커넥티드카의 시작을 꿈꾸다

자동차 구매부터 보유·체험까지
모든 과정서 불편 해소할 앱 출시

[이지은 기자] 기아차가 통합 모바일 고객앱 ‘VIK’으로 삼성전자와 손잡고 커넥티드카의 시작을 꿈꾼다.

커넥티드카 관련 서비스는 더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아직 완전히 통합된 기술로 상용화되진 않았지만, 개별적으로는 대부분 실현이 가능한 단계다. 기아차가 최근 내놓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VIK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는 분산돼 있던 고객 대상 앱을 통합한 정도이지만, 이는 향후 기술 발달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확보한 셈이다.

기아차가 이달 초 서울 압구정동 복합문화공간 비트360에서 진행한 VIK 출시 행사는 뒤늦게 찾아온 취재진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우선 자동차 회사가 신차가 아닌 모바일 앱으로 출시 행사를 열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기 때문이다. 권혁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 부사장은 “자동차 회사에서 자동차가 아닌 앱을 발표할 생각을 하니 고민이 많이 됐다”면서도 “자동차 구매부터 보유, 체험까지 모든 과정에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올킬(All-Kill)’ 앱이라고 자신한다”고 했다.

VIK은 기아차의 영문 사명인 ‘KIA’를 거꾸로 뒤집은 형태에서 따온 이름으로, 기존의 틀을 깨는 역발상으로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기아차 홈페이지, 멤버십 사이트, 각종 제휴 서비스 등을 연동해 고객이 하나의 ID로 다양한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디지털 트렌드 변화에 맞춰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간편결제, 음성인식, 지문인식 로그인 등 신기술도 적용했다.

삼성전자가 기아차와 손잡은 것은 이날 행사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였다. 이 자리에서 권혁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 부사장과 박병대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향후 제휴 마케팅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는 완성차 업체와 삼성전자가 맺는 최초의 MOU인데다가, 재계 서열 1, 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의 협력이 구체화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두 회사는 내년 초 VIK을 탑재한 갤럭시 스마트폰을 내놓고, 앞으로도 각 사의 신제품 출시 일정에 맞춰 특성화폰을 선보이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두 그룹의 수장이 세대교체를 이뤄 3세 경영에 접어들었고, 아버지 세대와는 달리 젊은 경영인들은 공생을 위해 힘을 합치는 걸 주저하지 않고 있다”며 “커넥티드카 같은 미래차에서 자동차 전자장비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두 회사가 협업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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