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강녕’ 김강녕, 180도 다른 삼성화재 만들다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리베로 김강녕(32)이 버티면 삼성화재는 달라진다.

 

프로배구 삼성화재는 13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치른 현대캐피탈과의 ‘도드람 2018~2019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홈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2(23-25 15-25 25-13 25-23 15-13)로 대역전승을 했다. 시즌 2번째 V클래식 매치에서 승리한 삼성화재는 승점 13(5승4패)을 기록하며 4위를 유지했다. 다만 이번 시즌 개막 이후 첫 2연승을 기록하며 상승세의 발판을 마련했다.

 

승리를 이끈 주역은 타이스였다. 홀로 31점을 몰아치며 공격을 주도했다. 공격성공률도 50.9%였고, 블로킹과 서브에이스도 각각 2개씩 곁들였다. 에이스 박철우 역시 15점, 공격성공률 50.0%를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다. 경기 중반 이후 송희채를 대신해 본격적으로 코트를 밟은 고준용도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며 힘을 보탰다.

 

이들의 활약도 뛰어났지만, 이날 가장 빛난 선수는 바로 리베로 김강녕이다. 김강녕은 이날 33개의 리시브를 시도해 20개의 정확(Ex)을 기록하며 리시브성공률 61%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서브에 강점을 나타낸 현대캐피탈의 맹폭을 정확하게 받아내면서 팀 공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실 김강녕이 버티고 있는 리베로 포지션은 이번 시즌 삼성화재의 약점으로 꼽혔다. 주전 리베로의 네임 벨류가 떨어진다는 냉혹한 평가였다. 실제로 우승후보로 지목받은 삼성화재는 시즌 초반 흔들리는 리시브 라인을 극복하지 못하고 흔들렸다. 연승이 없었다. 승리-패배가 ‘퐁당퐁당’이었다. 주전 리베로인 김강녕도 심적으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김강녕은 버텼다. 2008~2009시즌을 앞두고 수련 선수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었다. 이날 맞대결을 펼친 현대캐피탈의 문성민, 신영석, 그리고 팀 동료 박상하까지 모두 1986년생 동갑이자 드래프트 동기이다. 이들이 화려한 길을 걸었다면, 김강녕은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1번의 은퇴와 군 복무 등 공백기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텨서 여기까지 달려왔다. 성실함과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팀이 부진하면 모든 화살을 온몸으로 받아야 했던 김강녕이지만, 이를 악물고 버텼다. 그리고 이날 시즌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김강녕이 중심을 잡아주면 삼성화재는 달라진다. 외국인 선수 타이스부터 박철우, 송희채, 그리고 새로 가세한 이강원까지 공격력에 강점이 있다. 2단 연결에도 강하다. 공격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것을 알기에 그만큼 큰 부담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날 라이벌전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빛강녕’이 버티기 시작한 삼성화재가 어떤 행보를 펼치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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