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상금왕 2연패 이정은 인터뷰…"내 자신에 98점 주고싶다"

[스포츠월드=강민영 선임기자] ‘핫식스’ 이정은(22)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상금왕을 차지했다.

 

이정은은 11일 경기도 여주 페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ADT캡스 챔피언십 최종3라운드에 4언더파 68타를 기록, 공동24위(이븐파 216타, 상금 458만원)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이정은은 시즌 총상금 9억5764만원으로 상금왕에 오른 데 이어 평균타수 69.87로 최저타수상(69.87)에 등극, 2관왕에 올랐다. 이정은은 지난해에는 상금왕 등 6관왕을 차지했다.

 

다음은 상금왕과 이정은과의 일문일답.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확정한 소감은.

 

“2관왕을 할 수 있을지 기대를 안 했는데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사실 이 대회에서 모든 것이 결정날 거라 생각했다. 최대한 타이틀에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잊고 치려고 했다. 2년 연속 상금왕을 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올 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안 좋은 흐름에 힘들었는데, 좋은 흐름으로 바꿔서 메이저 2승까지 했다. 잊을 수 없는 한 해다.”

 

-올 시즌 자신의 점수를 매긴다면.

 

“98점 주고 싶다. 작년보다 높은 점수 주고 싶다. 작년에는 우승을 놓친 대회가 있어서 올해보다 낮은 점수 줬었다. 사실 골프라는 게 잘 되고 있을 때는 쉬운데 어려운 상황에서 끌어올리는 것 어렵다. 시즌 초에 플레이가 잘 안되면서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그 속에서 메이저 2승을 해냈다는 것에 큰 점수를 줬다. 내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시즌 초중반 다소 부진했다. 압박감이 이유였나.

 

“압박감보다는 미국 대회에 출전하면서 시차, 컨디션 등 안 좋은 상황에서 샷 감이 떨어졌다. 플레이가 아예 안 됐었다.”

 

-힘든 상황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일단 1등의 자리에 있으면서 지켜내고 유지하는 것이 부담이 되고 힘들었다. 다른 선수보다 못하고 있었지만 그 감정들은 1등의 자리에 있는 나만 느낄 수 있고, 성장하는 시간일 거라 믿으면서 기다리다 보니 우승하게 됐다. 그리고 솔직히 제일 가까이서 프로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올 하반기에 우승할거라고 확신에 차서 말씀해주시고 응원해 주셨다. 그에 힘입어 견딜 수 있었다.”

 

-LPGA Q스쿨 신청 이유는.

 

“신청 기간이 지나면 가고 싶다고 결정해도 못 가는 거라 생각했다. 미국에 갈지 프로님께 여쭤봤는데 프로님이 시드가 있고 난 후 고민하는 것이 맞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래서 출전했고, 열심히 하다 보니 수석을 기록했다.”

 

-LPGA로 갈 계획인지?

 

“바로 미국 가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준비가 완벽히 된 후에 가고 싶다. 겨울에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원하는 만큼 준비가 안 되면 확정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어떤 준비를 말하는지.

 

“LPGA투어는 혼자서 뛰는게 아니라 모든 것들이 갖춰져야 할 수 있다. 집, 차, 매니지먼트, 언어 등 내가 원하는 만큼 확실하게 준비되면 가겠다. 멘탈 트레이닝도 받고 있다. 내가 확신을 가질 수 있을 만큼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KLPGA 투어도 이제 많은 성장을 하면서 미국에 가지 않겠다는 선수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나도 미국 가면 뭐가 좋다는 피드백을 별로 받지 못했다. 사실 골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지금 이 정도가 될 수 있을지 상상도 못했고, 지금의 난 큰 꿈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직 나 자신도 적응 안되고 목표 설정이 잘 안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올 겨울 잘 생각해보겠다.”

 

-미국 투어와 병행 가능성도 있는지.

 

“병행은 힘들다. 둘 중 하나 정해서 뛰고 싶다. 만약 미국에 가면 한국에서 열리는 스폰서 대회는 참가하게 될 것이다.”

 

-JLPGA는 아예 생각이 없었나.

 

“사실 일본과 미국 중 하나를 선택하라 했을 때는 일본이었지만 LPGA 쪽에 아주 좋은 찬스가 왔기 때문에 미국을 택하겠다. 일본까지는 여유가 없다.”

 

-LPGA에서 통할 거란 자신은 있나.

 

“5∼6번의 경험으로 결론 내긴 힘들다고 생각한다. 실력만으로는 잘 모르겠다. 사실 골프가 혼자하는 게 아니라 레슨, 캐디, 마사지 등 많은 것들이 얽혀 있다. 지금 잘 되고 있지만 미구을 가면 그게 바뀌어야 하고, 바뀐다면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비행기로 이동하는 방법도 충분히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LPGA에서 가장 많이 배운 것은.

 

“숏게임이다. 한국 코스랑 다르게 특이한 골프장이 있어서 많은 선수들 봤는데, 좀 더 많은 종류의 어프로치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벙커 샷도 많이 좋아졌다. 그리고 환경이 좋아서 최상의 감으로 대회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올 해 스윙은 어땠는가.

 

“올해 작년보다 안 좋았다. 스윙은 작년이 좋았다. 샷이 많이 흔들려 리커버리 해서 숏게임이 늘었다. 하반기에 오면서 샷감이 좋아지고, 좋아진 숏게임 덕분에 우승한 거라 생각한다. 스윙만 놓고 봤을 때는 힘들게 꾸역꾸역 쳤다.”

 

-도쿄 올림픽 출전 계획은 있는지.

 

“올림픽 출전하고 싶다는 이야기 한 적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 올림픽은 먼 이야기라 지금 이야기 하기 힘들다.”

 

-향후 일정은.

 

“LF 왕중왕전과 오렌지라이프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다. 그 이후는 미정이다.”

 

-다음 목표를 말해달라.

 

“아직 설정 못했다. 일단 지금 필요한 건 휴식이다. 올 한해 많은 대회 뛰어서 체력적, 정신적으로 지쳐 있는 상태라 내년에도 다시 열정적으로 골프 하려면 쉬어야 할 듯하다.”

 

mykang@sportsworldi.com

이정은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KLPGA 제공

이정은의 1라운드 경기 모습.  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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